화려한 중국 역사의 이면에는 영웅들의 처절한 투쟁이 숨어있다. 그들의 투쟁은 '성공하면 왕, 패배하면 도적'이라는 갈림길에서 결단의 연속으로 점철됐다. 최근 중국 역대의 황제들로부터 경영과 철학을 읽어내려는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이 세계경제의 주도권을 잡아가는 상황에서 울산시민들도 중국 역사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황제들이 인재를 어떻게 등용했고, 천하를 어떻게 경영했는지 주의깊게 살펴보면 그 안에서 많은 해답이 나온다.

▲패권의 법칙(조유 지음. 진성위엔 편역. 황보경 옮김. 316쪽)

이 책은 5000년 중국 역사에 등장하는 수많은 영웅들 중에서도 웅지와 도략, 문치와 무공을 통해 패권을 잡고 새로운 왕조를 열었던 한 고조 유방, 당 태종 이세민, 원 세조 쿠빌라이 등 11명의 제왕들의 행적을 기록하고 있다.

황제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과 시대를 통찰해 대권을 장악했으며, 죽을 때까지 절대 권력을 휘두르면서도 늘 반역과 모반의 위험에 시달려야 했다. 그리고 스스로의 능력을 극한까지 개발해야 했다. 한 마디로 그들은 현대인이 원하는 리더십의 요소들을 총체적으로 갖춰야 했다.

한나라 고조 유방은 민심을 얻는 것을 통치의 기본으로 여겨 백성을 위하는 정치를 펼쳤으며, 송 태조 조광윤은 인품과 지략으로 적을 내 편으로 만드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궁녀에서 비구니로, 후궁에서 황후로 결국에는 황제가 된 측천무후는 치열한 정쟁을 통해 정적을 모두 제거했다.

이처럼 이 책에 등장하는 황제들은 수성과 치국, 인재를 알아보고 활용하는 능력, 신하를 다스리는 비결 등 통치술의 정수를 보여준다.

▲제왕의 길(런하오즈 지음. 차혜정 옮김. 316쪽)

'제왕의 길'은 자유 기고가인 런하오즈씨가 중국 개국황제의 유형별 제왕술을 설명한 책이다.

세계의 정복자였던 칭기즈칸은 자신을 배신하고 다른 사람에게 갔다가 다시 돌아온 사람들도 이전과 다름없이 받아줬다. 눈앞의 이익에만 연연하지 않고 부하에 대한 너그러움을 가졌기 때문에 그는 초원의 지도자가 될 수 있었다.

책에는 명의 태조인 주원장, 청의 태조인 누르하치 등 16명의 성공담이 실렸다.

▲중국, 도적 황제의 역사(다카시마 토시오 지음. 신준수 옮김. 295쪽)

중국문학을 전공한 저자가 중국 역사 속 황제와 공산당 정부의 정체성을 '도적 집단'으로 규정하고 이 개념을 통해 중국 역사를 바라봤다. 도적은 집단의 힘을 근거로 마을이나 도시를 습격해 식량이나 돈, 여자를 강취했고, 그러다가 힘이 커지면 한 지방을 지배했으며, 마침내는 도읍을 빼앗고 천하를 장악하려 했다.

저자는 이런 관점에서 한나라의 유방을 최초의 도적 황제로 꼽았다. 하층민 출신인 그는 소규모 도적단의 두목으로부터 입신해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

이재명기자 jm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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