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 태화강을 생각한다면 낚시 허용은 아직 이르다고 본다. 그 이유는 태화강 환경감시원으로 수중과 수변을 돌면서 관찰해 본 결과 낚시로 인하여 물고기가 죽어 수면 위로 오르기도 하고 부패하여 수질을 오염시키는 원인이 되기에 이제 막 되살아난 태화강에 낚시를 허용한다면 수질은 물론이고 수변 역시 각종 쓰레기로 몸살을 앓을 것이기 때문이다.

태화강이 맑아졌다고는 하나 아직은 완결이 아닌, 과정에 있다. 지금 자칫 잘못 관리하면 금세 원점으로 돌아가 버릴 지도 모르는 일이다. 깨끗하고 아름답고 악취 없는 태화강을 완성시켜, 물고기들이 수없이 많아지면 낚시를 허용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

필자는 태화강을 돌면서 물고기 사진을 찍고, 관찰하곤 한다. 사진 속의 물고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입에 낚시 바늘이 걸려 있는 경우가 왕왕 있다. 또 수중에 들어가 퇴적물을 수거 할 때도 바늘에 찔러 상처 입고 물속을 헤매는 물고기를 수 없이 봐왔다.

그럴 때마다 '낚시를 즐기는 것이야 취미 생활·여가시간으로 좋지만, 상식 밖의 몰지각한 행동은 자제를 하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몰지각한 행동은 좀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수변에 버려진 쓰레기야 청소를 하면 된다지만 상류에서 낚시를 하면 중류, 하류의 수질이 악화되고 그러다보면 민·관이 그동안 애써 가꿔 놓은 태화강은 또한번 몸살을 해야 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그런데 왜 낚시를 허용하려고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태화강은 바다와 연결되어 하류(명촌교)에서 낚시를 한다 해도 물고기가 죽으면 밀물, 썰물에 부패되어 밀물에는 역류하여 학성교 위쪽까지 떠내려 오는 것을 종종 목격하곤 한다.

강물이 아래로 흐르고 위로 오르지 않는다면 학성교 아래 쪽에서 낚시를 허용해도 좋을지 모르나, 강물이 위로 오르다 아래로 흐르다 반복하기에 태화강 낚시는 허용을 해서는 안 된다. 낚시 애호가를 위하여 낚시를 허용할 계획을 한다면 태화강 주변 경관 및 수질이 완전하게 좋아진 연후에 결정을 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 태화강에서 낚시하는 것은 태화강 수질을 맑게 하는 동안에는 수중·수변 정화의 큰 걸림돌이다.

낚시 바늘에 상처 입고 죽은 물고기 사진을 전시하여 시민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깨닫게 하는 방법도 태화강 낚시금지구역 홍보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또 태화강을 살리려면 낚시 애호가들이 솔선수범해 당분간 태화강에 낚싯대를 드리우지 않는 방법이 열사람 지키는 것 보다 더 좋은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낚시하는 애호가들에게는 싫은 소리지만 110만 울산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는 태화강이 한 때 '죽음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유유히 울산 도심을 흐르던 지난날'을 더듬으며 또다시 그런 강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울산시민들에게 이렇게 간곡한 부탁을 올린다.

유성순 태화강 시민환경감시원 울산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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