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의 과밀화를 해소하여 질적 발전의 계기를 도모하고, 지방의 자립형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추진되었던 혁신도시가 일부 지자체를 시작으로 그 모습을 그려가고 있다.

일부에서는 혁신도시에 대하여 비판적 시각을 피력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표적인 반론이 전국 각 지역에 설립되고 있는 혁신도시가 과연 설립취지에 걸맞게 공공기관의 이전과 더불어 지역내 산학연관이 서로 협력하는 최적의 혁신여건과 수준높은 생활환경을 갖춘 미래형 도시로서 지역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인가하는 부분이다.

그 뿐인가. 아무리 좋은 정책도 각자의 사고방식이나 각자가 처해있는 환경에서 바라보면 다 장단점은 있다. 따라서 거의 모든 것이 집중된 수도권의 시각에서 참여정부가 국가균형발전을 위하여 추진하고 있는 사업을 바라보자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단순히 몇 개의 공공기관이 지역으로 이전한다고 해서 그 지역이 혁신적으로 바뀔 것인가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은 당연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지역의 관점에서 바라보자면 또 다른 모습이 그려진다. 혁신도시가 원래의 취지에 걸맞는 자족적 성격은 조금 떨어질지라도 지역발전을 선도하고 지역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란 점은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예전의 경우, 중앙정부가 정책적 또는 정치적 고려에 의하여 지역에 직접적인 개발사업을 시행하면 그 뿐이었다. 지역은 없었다. 지역에서 그 지역과 관련된 개발사업이 이루어짐에도 불구하고 지역은 없었지만, 혁신도시 건설과 관련된 지역의 관심도를 고려할 때 기존의 단순한 중앙정부에 의한 개발사업과는 시각을 달리하고 있다. 지역의 관점에서는 혁신도시를 지역발전의 내생적 동력으로 보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이에 따라 어떻게 혁신도시를 지역발전과 연계시킬 것이며, 지역으로 이전할 공공기관이 안심하고 가능한 빨리 이전지역에서 뿌리를 내릴 것이며, 어떤 지원으로 혁신도시를 원활하고 성공적으로 추진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각 지자체가 아이디어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경쟁의 이면에는 혁신도시의 건설과 연계된 또 다른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성공적인 혁신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스웨덴의 시스타, 프랑스 소피아앙티폴리스 등과 같은 성공사례를 보면서 지역경제발전을 담보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례도시와 같이 발전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소수이겠지만, 지역에 건설되는 혁신도시는 지역발전을 견인하고, 지역발전의 내생적 뿌리로 발전시켜야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에 가능한 기대인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시도되는 혁신도시가 국가라는 울타리가 희미해지고 세계적 경쟁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지방이 새로운 한국형 혁신도시를 만들어가는 과정인 것이다. 지역이 적극적으로 나서 고민하고, 만들어가는 지역의 새로운 희망이 혁신도시인 것이다. 최근 고속철도의 개통, 정보통신 인프라의 지속적 확충으로 시간적·공간적 거리가 단축되고 있는 기회요인을 고려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지방도시는 자족기능, 사회간접자본, 혁신주체간 연계 등이 미흡하여 혁신과 시너지효과를 발휘하기에는 미흡한 점이 있지만, 지역이 나서 지역발전을 위한 아이디어 경쟁을 펼치고 있고, 그 한가운데에 지역에 건설되는 혁신도시가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한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촉매로 한 특성화된 혁신도시를 건설하여 지역발전의 거점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출인 것이다. 혁신도시 건설은 그 자체가 지역의 특화적 발전 토대를 만들어가는 것이며, 자립형 지방화를 촉진하는 계기인 것이다. 문제가 있다면 보완하면 되지만, 문제가 있을 것같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더 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혁신도시는 또 하나의 개발사업일지 모르지만, 이젠 지역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강영훈 울산발전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장·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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