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표지는 도로에서 도로이용자(자동차 이용자, 보행자 등)가 원하는 목적지까지 쉽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안내 기능을 가진 중요한 도로 부속시설물이다. 급격한 자동차 이용의 증가와 복잡해지는 도로망 체계로 인해 길안내의 기본이 되는 쉽고 편리한 도로안내표지를 요구하고 있으며, 울산시의 경우만 보더라도 1960년 인구 15만명에서 현재 인구 110만명으로 도시의 급팽창에 따른 도시기반시설의 확충과 도로구조 개선으로 예전보다 훨씬 복잡한 길안내가 요구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우는 현행 도로안내표지의 방식이 도로명 및 지명, 노선번호가 아닌 지점(시설물) 위주로 안내되고 있어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 예를 들면 안내 지점을 선정하는 것이 어렵고, 복잡한 안내문으로 인해 지점 안내의 연계성 부족과 운전자의 시인성 및 판독성 저하와 표지판의 대형화로 인한 운영 및 관리비용 증가의 문제점을 초래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외국 방식의 도로명, 지명, 노선번호 중심의 안내 방식이 제안되었으나 우리나라 주소 체계가 일본과 마찬가지로 지번으로 돼 있어 현행 주소체계와 도로명의 연결성 결여로 도입되지 못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시책사업으로 1999년 2월8일 도로명 부여를 위한 '도로명 및 건물부여사업' 시범도시를 선정했고 2007년 4월 '도로명 주소 등 표기에 관한 법률'이 발의돼 2012년부터는 전국 모든 도시의 주소체계가 지번이 아닌 도로명 중심으로 혁신적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다. 울산시의 경우는 1999년 4월 폭 12m 이상 도로의 도로명 부여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2001년 3월 첫 제정되기 시작해 현재까지 주간선도로 32개소, 보조간선도로 153개소, 소로 2084개소(중구 625개소, 남구 741개소, 동구 297개소, 북구 421개소, 울주군-제정중), 교차로명 204개소가 완료됐다.

그러나 100년 가까이 써 오던 체계를 바꾸는 데는 많은 혼란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설문조사 의뢰기관이 도로명 주소 체계 변경에 따른 도로표지판 변경에 대한 조사 결과 75%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런 문제점을 인식해 한국교통연구원에서는 도로명 안내표지 도입방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지난 5일 개최한 결과 도로표지판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점들을 미루어 볼 때 도로명 위주의 표지판 개정에 앞서 주소체계와 맞물려 도로명에 대한 홍보 대책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이에 발맞춰 울산시에서는 별도의 용역없이 공무원이 팀을 구성, 직접 현장조사를 실시해 전국 최초로 2005년 1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로·교차로명 제정 책자 500부를 발간하는 성과를 올렸다. 도로·교차로명 책자에는 도로명 및 교차로명에 대한 위치, 도로연장, 노선번호, 기점, 종점, 부여사유, 고시일자를 상세히 명시했으며, 누구나 보고 이해할 수 있는 정확한 위치상세도를 수록했다. 제정 책자 발간으로 ITS사업(교통정보체계)에도 정확한 정보를 실시간 제공함으로써 운전자와 주민들의 큰 관심을 받게 됐다. 첫 제정 책자를 발간한 지 3년 동안 52개소가 개정(기종점 및 도로명 변경 9개소, 신설 25개소, 폐지 18개소, 기타 수정)되고 새로운 도로 신설 및 주변 지형이 변화됨으로써 울산시(건설도로과)에서는 올해 말 도로·교차로명 제정 책자 개정판을 내기 위해 불철주야 연구노력하고 있으며, 더욱 많은 시민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 홈페이지에 게재할 계획이다.

금번 제정 책자 개정판 출판으로 편리하게 도로정보를 이용함은 물론 특히 ITS로 인한 실시간 정확한 교통정보제공을 할 수 있게 됨으로써 110만 시민이 더욱 편리하게 도로를 이용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강의식 울산시 도로시설담당 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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