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와 지역 5개 군·구의 인사가 한창이다. 지방이사관(4급) 이상 간부인사가 지난 주 단행된데 이어 이번 주에는 지방사무관(5급) 이하 인사가 단행될 예정으로 있다. 4개 구는 이미 지난 4일 시에 추천을 마무리했고 군은 14일까지 추천을 끝내기로 했다.

시의 이번 인사가 관심을 끄는 것은 그동안 인사 문제를 두고 대립각을 세워왔던 엄창섭 울주군수의 권한이 정지돼 있는 상태에서 이뤄지고 있어 어느 때보다 시의 의도가 깊이 작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는 이번 인사에서 군의 국장 4명 중 3명을 물갈이했다. 교체가 예상됐던 건설도시국장은 제외하더라도 보직 6개월째인 총무국장과 지역 기초지자체 자체 첫 4급 승진자인 생활지원국장도 교체됐다. 현 부군수와 경제국장이 채 6개월이 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군정을 이끌어야 할 4급 이상 간부(보건소장은 제외) 전원이 보직기간 6개월 미만이다. 군청사 이전 등 굵직굵직한 군정 현안을 고려한 인사로 보기는 힘들 것 같다.

5급 사무관 인사를 둘러싼 소문도 개운치 않다. '군수 지시에 충실했던 누구누구를 찍어 이중 몇명을 추천해 올리라'고 했다는 소문이다. 사실이 아니기를 기대하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추후 울산시와 울주군 사이의 갈등을 더 크게 하는 요인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스럽다.

시는 인사 때마다 전·현직 군수가 개인 욕심에 사로잡혀 인사교류를 단절시켜 전체 조직의 안정을 흔들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하지만 시의 이번 인사가 군·구를 포함한 전체 조직의 안정을 위한 것으로 보긴 힘들 것 같다. '기초자치를 인정하지 않는 인사'라는 군 직원들의 항변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신형욱 기자 사회팀 shi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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