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 광역시로 승격된 지 10년이 지났다. 이제 우리 울산도 좀 더 품격있는 도시로 탈바꿈해야 한다.

울산을 품격 있는 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도시개발방식부터 달라져야 한다. 1962년 6월1일 울산이 시로 승격되고,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되어 1997년 7월15일 광역시로 승격될 때까지 35년 동안 울산은 인구 8만에서 100만명으로 연평균 증가율이 때로는 15%를 상회할 정도로 급격히 팽창됐다. 급할시라는 닉네임이 붙을 정도로 급격한 도시의 변화는 상대적으로 많은 불합리한 점을 노출했다.

인구 100만을 수용하기 위한 도시의 그릇을 만들기 위한 도시개발도 열악한 지방재정으로는 도시의 품격은 고사하고, 상·하수도, 도로, 어린이놀이터 정도만이라도 설치하여 팽창하는 인구를 수용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 시절 시행된 도시개발방법이 토지 구획정리 방식이었다. 다 알다시피 토지구획정리방식은 주민들 스스로 지역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간단한 예를 들어 보자. 감보율 50%정도의 토지구획정리지구는 평균적으로 도로, 공원(어린이놀이터), 광장, 주차장 등 공공시설부지로 약 30%의 감보가 소요되고 약 20% 정도의 체비지로서 도로포장, 상·하수도, 절·성토 등 공사비에 충당하는 개발기법이기 때문에 충분한 기반시설이 갖추어 질수가 없는 개발방식이다. 때문에 토지구획정리사업지구 모두가 도로는 좁을 수밖에 없다.

도시개발의 목표는 어디에 두는가. 정말 사람들이 살기 좋은 곳. 이 도시는 안전한가? 쾌적한가? 주민들이 모두 건강하게 살수 있는가? 편리하게 살수 있는가? 하는 것이 기본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도시자체의 품격도 함께 갖추어야 한다. 외형적인 아름다움은 물론이고 주민들이 느끼는 도시의 품격도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어야 한다.

이제 울산은 옛날의 울산이 아니다.

새정부의 국가 목표인 국민소득 4만불 시대를 울산은 이미 달성하고 있다. 또한 주민이 살고 싶은 도시 전국 1위가 울산이라는 통계도 지난해 말 나왔다.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된 후 이렇게 많이 달라졌다. 이런 변화는 그동안 광역시에서 공업도시라는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환경에 시정의 최우선 목표를 두었기에 가능했다.

이제 우리 시민들도 합심해서 광역시민답게 의식수준을 높여야 한다. 일각에서 문화로 도시를 디자인하자는 운동이 일고 있다. 얼마나 바람직한 일인가. 도시는 생물이라하여 예측불허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어떻게 가꾸어 갈까 하는 관심을 갖게 되면 최소한 도시의 품격은 관심을 갖는 그만큼 격을 높게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광역시가 되기 전까지는 취약한 지방재정으로 도시의 품격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하더라도 이제는 바꾸어야 한다. 도시개발 방법도 바꾸어야 한다. 구시대의 개발방법에서 달리해야 한다. 전면 매수해서 도시를 아름답고 쾌적하게 디자인 할 수 있는 공영개발 방식으로 바꾸어야 한다.

울산광역시는 당장이라도 우리 시민들이 예측 가능할 수 있도록 도시개발 방향과 방법을 정립해서 시민들에게 미리 알려 줌으로써 시민들이 자기들 스스로 개발해서 한 몫 보겠다고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어려움은 있을 것이다. 공영개발시 특히 관에서 배려해야할 점은 지주들에게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보상에서 세심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지금까지의 보상체계는 아무래도 토지주에게는 미흡한 것이 사실이었다. 민과 관이 윈윈하는 전략으로 울산광역시가 한차원 높은 품격있는 도시로 거듭나기를 기원해 본다.

전나명 전 울산시 중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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