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저녁 울산문화예술회관에는 "즐거움"이 그득했다. 대공연장과 소공연장 두곳에서 동시에 연주회가 열렸으나 두 공연장 모두 관객들로 가득 메워진데다 연주 내내 관객과 무대가 하나가 되어 함께 호흡하며 즐거워했다.

 이날 공연은 "금난새와 함께하는 가족음악회"와 "해송합창단 정기연주회". 이들 두 연주회 모두 관객들의 호응은 예상되어 있었던 공연으로 금난새와 함께하는 가족음악회는 현대백화점이 창사 31주년을 기념으로 고객들을 초청한 연주회였으며 해송합창단은 울산대학교 사회교육원 수료생들로 구성된 합창단으로 기본적으로 관객을 확보하고 있는 단체다.

 그런 의미에서 이날 두 공연은 관객의 숫자 보다도 오히려 딱딱하고 엄숙한 클래식 음악 연주회도 무대의 내용에 따라 관객들이 함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며, 연주단체가 관객 확보를 위해 어떻게 해나가야하는 가를 보여주는 하나의 본보기가 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연주회였다.

 금난새씨가 이끄는 유라시안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브리툰의 〈심플 심포니 작품4〉와 비발디 사계중 〈가을 작품 8-3〉, 하이든 교향곡 45번 〈고별〉을 들려줬다. 이미 알려진대로 금난새 지휘자는 알콩달통하면서도 감초같은 해설로 관객들을 무대로 끌어들임과 동시에 편안한 마음을 갖게 했다. 관객들은 지루함 없이 연주자들이 이끌어내는 감정에 호흡을 같이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같은 시간 해송합창단 정기연주회도 어쩌면 아마추어들의 서툰 무대이지만 관객들은 어느 연주회 못지 않게 진지했다. 아마추어들의 순수함과 열정이 관객들의 호응을 얻어 객석과 무대가 하나가 되었던 것이다. 해송합창단은 강경숙씨 지휘로 〈비목〉 〈보리밭〉 〈사랑이여〉 〈잊혀진 계절〉 등 한국가요와 가곡에 이어 〈그의 빛 안에 살면〉 〈오! 해피데이〉 등 관객들에게 친숙한 곡만을 골라 16곡을 연주했다.

 김현정씨의 피아노 반주 외에 울산시립교향악단원인 이상욱씨가 타악으로 양념을 가미해 색다른 분위기를 만들었으며 강경숙 지휘자는 무대와 관객을 한꺼번에 지휘하는 장면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앙코르 곡으로 〈오 샹젤리제〉와 〈닐리리 맘보〉가 관객의 갈채속에 연주되고 해송합창단원 2명이 스포츠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두 연주회 모두 어떤 의미에서는 정통 클래식 음악 연주회의 스타일에서는 벗어났지만 관객에 대한 배려가 돋보였고, 그만큼 관객에게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최석복기자 csb736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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