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秒)단위로 바뀌는 세상. 인터넷과 통신의 발달로 매일 엄청난 양의 정보가 쏟아지면서 사람들의 욕구 또한 다변화되고 있다. 사회의 오피니언리더들은 이러한 수요에 발맞추기 위한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성해 낸다. 아이디어 하나가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원동력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세상이다.

지방자치행정의 발전을 위해서도 사회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분석해 낼 수 있는 비범함이 필요하다. 기존의 시각과 사고방식의 파괴 속에서 새로운 창조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요즘 이런 창조적 발상이 자치단체에서도 경쟁적으로 도입돼 많은 변화를 이끌며 도시를 변화·성장시키고 있다.

얼마 전 남구에서는 철조망에 막혀 사람과 자연의 소통이 단절됐던 선암댐 수변공원을 조성하여 44년여 만에 시민들의 품으로 돌려보내 줬다. 발상의 전환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이제 철조망을 걷어내자'는 작은 생각에서 시작해 한국수자원공사의 동행을 이끌어 내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 작은 생각이 도시를 아름답게 변화시키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 줄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니었나 싶다.

또한 남구는 지금 '철밥통 문화'로 상징되던 낡은 관료조직의 관행을 깨고 인사혁신을 단행해 공직사회의 면모를 일신시키는 등 새로운 변화를 위한 고통의 터널을 통과하고 있다.

민선 구청장으로서 쉽지 않은 일이지만 낡은 관습은 깨고 공직사회에 충격요법을 가해야 함은 시대적 요청 사항이라 해도 될 듯 싶어서다. 일하지 않는 나태한 자는 조직에서 한걸음 비껴나가 있게 하고 기획·추진력을 바탕으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틀에 박힌 연공서열 관행을 깨고 과감히 승진시켜 공복(公僕)이란 프로의식을 갖게 해주는 것이 주민들이 바라는 바일 것이다.

공무원들이 주민들의 힘을 한데모아 지역의 특성에 맞는 용틀임을 하고 발상의 전환을 통한 멋진 지방자치를 구현해 내야 한다. 이를 원동력 삼아 우리 구는 또 다른 발상을 꿈꾸고 있다.

국내 최초로 여천천에 해수를 유입시켜 악취가 아닌 생명의 향기를 불어 넣고 또 노천카페를 만들어 통기타와 색소폰 소리가 울려 퍼질 수 있는 문화공간을 탄생시키는 일을 이미 시작했다. 또 더욱 쾌적한 '클린 도시'를 만들기 위해 지정된 시간에 쓰레기를 배출토록 하는 쓰레기 배출 일몰제와 집회 쓰레기 책임 수거제 및 신규아파트 음식물 쓰레기 감량기기 설치 의무화 조례를 제정하는 등 지난해에 보다 더욱 강력한 쓰레기 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선암댐 수변공원에서 태화강까지 도심 숲속 길을 연결시켜 24㎞에 이르는 울산의 '환경 실크로드'인 솔마루길 만들기도 한창 진행 중이다.

거주자 우선주차제 역시 미래의 안락한 도시를 탄생시키기 위해 우리 모두가 공감하고 감내해 나가야 할 부분이다.

모두가 "어렵다. 안된다"고 한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 새로운 창조력은 기존의 것을 새로운 문제의 시각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개인의 이해득실과 눈앞의 이익에 안주하다 보면 미래가 없음은 자명한 일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윤택한 삶의 핵심요소는 바로 '발상의 쿠데타'다. 모난 돌, 튀는 생각이 곧 아이디어 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생각을 바꿔 주민들의 잠재 욕구를 알아내게 해주는 차별화된 발상으로 지방자치와 지역발전의 원동력을 이끌어 내야 할 때다.

김두겸 울산시 남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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