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상장기업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한 친구는 취업시즌이 되면 주변의 지인들의 부탁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요즈음에는 취업이 하늘에 별따기인데다, 그 부탁이 아주 간곡할 때는 인간관계에 대한 배려도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마음을 다잡기 일쑤라고 했다. 왜냐하면 회사의 일꾼을 뽑는 것이며 어떤 사람이 입사를 하느냐는 기업의 흥망성쇠에 영향을 끼칠수 있으며 회사의 역량이 결정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살펴보아도 인사의 중요성을 알수가 있다. 조선시대가 쇠퇴하게 된 이유는 과거제도의 문란에서 찾는 역사학자들이 있을 정도이다. 그 시대를 강력하게 지시했던 공정한 인사제도였던 과거제도가 비리의 온상으로 전락하면서 과거제도를 통해 선발된 인사들이 통치하는 국가가 제대로 운영될 리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

새 정부 각료 인사를 보면서도 걱정이 앞선다. 고소영이니 SKY니 하는 말들이 나도는 것이 새출발하는 정부가 듣기에 거북하기 짝이 없는 말들이다. 이른바 코드인사의 전형이라는데 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참여정부시절 386세대 중심의 운동권 세력들이 인사의 핵심에 등장했다고 하지만 그것이 또한 문제가 되었다.

모두다 같은 생각만을 하는 획일적 인물들을 기용하다보니 반대편의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 것이다. 항상 발전을 위해서는 그 분야에 가장 알맞은 인사를 공정하고 합리적 과정을 거쳐 선발해야 한다. 자신과 친분이 있다고 해서 생각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어떠한 관계로 인사권을 행사한다면 그 직책에서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는 것이다.

울산의 경우에는 모단체장이 공기업장을 선발하는데 공개모집을 한다고 공고를 해 놓았지만 이미 그 채용자를 정해놓고 일정을 시작하기도 했다. 이렇게 형식적으로 공고해놓고 그들만의 잔치를 하는 것은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이며 지역발전에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앞서 언급했듯이 공(公)기업보다 규모가 작고 사익을 추구하는 사(私)기업의 경우에도 사원 한명을 선발하는데 그 결정권자는 밤잠을 설쳐가며 고심을 거듭하는데, 국민을 위해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공기업의 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학력이나 전문성과 자격증 등 여러 가지 노하우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함에도 코드인사로 원리원칙이 깨지고 연줄과 인맥으로 내정해 놓고 형식적 공고를 내는 것은 분명 시정되고 없어져야할 폐단인 것이다.

요컨대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도 있듯이 모든 일에 있어서도 그 것을 수행하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따라서 그 일 자체의 성공여부도 판가름이 난다.

더구나 요즈음은 전문경영인의 시대다. 옛날처럼 아버지가 회장이니 아들이 사장이라는 식이라든지, 누구의 인맥으로 낙하산 인사라든지, 어떠한 관계에 의해서 결정되어지는 인사방식인 코드인사로는 조직을 제대로 운영할 수 없고 급변하는 세계속에서 생존할 수가 없다. 바야흐로 그 분야에에서 가장 탁월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 사람을 합리적 절차와 방법으로 모집선발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아직도 구시대에 유물에 발목이 잡혀 있고 특히나 우리 울산에서 이러한 구시대적 인습들이 강하게 잔존하는데 심히 우려를 표하는 바이며 하루 빨리 개선되어 지방자치시대에 진정한 울산광역시로 거듭나기로 바라는 바이다.

이동팔 (주)울산송정종합조경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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