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4·9 총선에서 지역구 출마를 통해 총선 정국을 정면 돌파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정 전 장관이 최근 지역구 출마 의사를 사실상 피력한 데 이어 손 대표도 10일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에 승부수를 걸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

손 대표는 이날 부산에서 주재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내가 필요한 곳을 스스로 찾아나서겠다는 결의를 갖고 총선에 임하겠다"며 "당당하게 저를 필요로 하는 곳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지역구 출마를 결심했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미리 갖고 있던 메모지를 꺼낸 뒤 "제가 오늘 드린 말씀은 생각해서 나온 워딩(말)"이라고 언급, 준비된 발언임을 시사했다.

손 대표 측은 이날 발언을 지역구 출마선언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 측근은 "그간 언급 중에서 가장 구체적이고 세다"며 "지역구 출마를 굳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손 대표는 최근 측근들을 만나 "내가 당선 가능성을 고려해서 거취를 결정하는 일은 없을 것" "당이 원하고 총선 전략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측근들이 출마 지역구를 물색해 보겠다는 뜻을 전하자 "그건 내가 알아서 결정하겠다"고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정 전 장관도 "당이 대선 때 후보인 내게 '올인'해줬는데 이번에는 내가 당을 도와줘야 할 차례"라고 지역구 출마 의사를 강하게 피력한 바 있다.

하지만 손 대표나 정 전 장관 모두 출마 지역에 대해서는 여러 설만 무성한 채 뚜렷한 방향이 잡히지 않은 상태다.

손 대표의 경우 경기도지사 시절 LG필립스 공장을 유치한 지역인 경기 파주나 3선 의원을 지낸 경기 광명이 거론됐지만 출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정치1번지'인 서울 종로나 현 거주지인 중구, 경기의 낙후지역에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지만 측근들은 한결같이 손 대표 본인이 판단할 몫이라고 말하고 있다.

정 전 장관 역시 출마 지역구를 결정하지 못한 가운데 주변에서는 종로와 관악을, 구로을 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한 측근은 "(한나라당의 초강세지역인) 강남·서초에 가서 죽을 각오를 갖고 계실 정도로 어느 지역구든 나가서 싸울 마음의 자세가 돼 있다"고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이에 따라 손 대표와 정 전 장관은 당 지도부 및 공천심사위원회와 협의하는 과정을 거쳐 전략공천을 받는 순서를 밟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강금실 최고위원은 뚜렷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최근 구로을 출마제의를 받았지만 강 최고위원이 부정적 의사를 피력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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