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출신 5선의 한나라당 정몽준(동구·사진) 최고위원이 오는 7월로 예정된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경선에 나설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조찬 겸 '21세기 ROTC 포럼' 특강에서 "7월 전당대회에 출마를 안 하자니 방관자가 되고, 출마를 하자니 도와주는 사람이 있어야 할 텐데 어려운 형편"이라며 "특히 저는 한나라당 내에 동료 우군이 많지 않다. 사실상 혼자 들어가 앉아 있어서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이 차기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한 이 같은 발언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분석과 함께, 사실상 당권 도전을 우회로 시사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유력하다.

이와 관련, 중앙당의 핵심 인사는 "정 최고위원이 ROTC 포럼 초청특강에서 작심한 발언은 아니지만, '차기 당권 도전의사를 우회로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며 "특히 친 이명박 대통령 계의 핵심 인사인 정 최고위원의 당내 입지를 감안할 때 '친이' 측의 다른 주자가 나온다고 해도 당권 장악을 위한 '우군화'는 사실상 시간문제로 본다"고 전망했다.

당의 또 다른 인사는 "당내에서 차기 당 대표는 이명박 정부와 코드가 직접 맞아 떨어져야 하는데, 친이 측은 '개성이 강한' 대표 보다는 '부드러운' 대표 쪽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말해, 정 최고위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을 예고했다.

현재 당내에서 차기 당권을 노리는 대표적 인사는 '친이'측 좌장격인 이재오 전 최고의원과 박근혜 전 대표, '친박' 진영의 김무성 의원 등이 거명되고 있으나, 정 최고위원이 당권 도전에 나설 경우 울산을 비롯한 영남권과 수도권, 충청권 의원들의 지원 여부가 주목된다.

한편 정 최고위원은 4·9 총선과 관련해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서울 출마설'에 대해서는 "아니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정 최고위원의 측근은 "총선 후보등록일이 불과 10여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지역구를 옮긴다는 것은 검토해본 적도 없고,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정 최고위원은 이와 함께 자신의 싱크탱크인 아산정책연구원에 최근 거액을 출연한 것과 관련, "경제연구소는 국내에서도 좋은 데가 많다. 하지만 사회과학 분야에는 좋은 연구소가 없다"며 "전 세계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는 양극화 문제와 외교, 안보, 환경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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