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나 지하철, 식당가 등 남녀노소가 모두 이용하는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아무렇지도 않게 심한 욕설을 내뱉는 사람들이 많다.

 평소 자가용을 이용하는 이모씨(54·남구 야음동)는 최근 버스 안에서 교복을 입은 학생들끼리 나누는 이야기의 대부분이 욕설과 교사를 험담하는 내용이어서 몹시 놀랐다고 한다.

 이씨는 "교복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아이들을 보고 내심 흐뭇했는데 버스를 타자마자 차마 듣기 거북할 정도로 거칠게 얘기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며 "조용히 하라는 주위 말에도 아랑곳 않고 떠들어댔다"고 말했다.

 또 방어진에서 남구 무거동까지 출·퇴근하는 회사원 정모씨(여·34)는 버스를 타는 동안 쉬는 것이 "낙"인데 퇴근 무렵이면 학생들이 떠드는 소리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정씨는 "편하게 쉬고 싶은데 누군지도 모르는 개개인의 험담을 시시콜콜 들어야 하는 것이 얼마나 큰 곤욕인지 모른다"며 "가끔은 술에 취한 사람들이 옆자리에서 술냄새를 풍기거나 욕설섞인 술주정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버스 이외의 교통수단이 별로 없는 시절에 학창시절을 보낸 40~50대들은 버스안에서 장난을 치거나 큰 소리로 웃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간혹 어린시절 추억을 떠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채팅용어를 비롯해 알 수 없는 욕설과 남의 험담으로 가득찬 학생들의 대화를 지켜보노라면 "알 수 없는 화"가 치밀어 올라 어른들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한 버스운전기사는 "처음에는 야단도 치고 부모와 교사들을 원망도 많이 했는데 이제는 무덤덤해졌다"며 "초등학교 다니는 "내 아이는 그러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매일 거울을 보고 옷매무시를 하는 것 처럼 공공장소에서 대화를 나눌때도 고운 말을 할 준비가 돼 있는지 "마음의 거울"을 한번씩 봤으면 한다. 박은정기자 musou@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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