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문화예술회관 직원으로 지난 1년여 동안 대·소공연장을 드나들며 다양한 시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보다 오래 전부터 이 곳에서 근무해 온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연관람 예절이 예전에 비해 많이 성숙해졌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한다.

공연 중 객석을 마음대로 돌아다니는가 하면, 촬영금지라는 공지가 있어도 사진을 찍고, 휴대폰 불빛으로 프로그램을 보거나 휴대폰 벨이 울린다.

심지어 몰래 음료수를 챙겨서 가지고 들어오는가 하면 떠드는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기는커녕 한 술 더 떠서 부스럭거리며 과자를 꺼내 함께 먹는 아주머니도 있었다. 8세미만 입장 불가인 클래식 공연에 유치원생을 데려와 우리 애는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며 입장시켜 달라고 생떼를 쓰기도 하고, 늦게 도착해놓고 바로 입장시켜주지 않는다고 입장료를 물어내라고 억지를 부리는 분도 있다.

공연장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는 곳이기 때문에 지켜야 할 예의가 따로 있다.

예술 장르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으나, 우선 다른 사람의 감상에 방해가 되어서는 안 되고, 공연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공연장 안에서의 가장 기본적인 예의다. '나'와 '우리'들이 보다 즐겁게 공연을 관람하기 위한 기본내용을 첨가해 본다.

먼저 공연장을 방문하기 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관람할 공연내용을 미리 공부해 보는 것이다. 최소한 누구의 작품인지, 어떤 내용인지 정도만이라도 알아본다. 음악을 미리 들어 본다면 관람흥미는 몇 배로 뛸 것이다. 미리 공부할 여유가 없다면 넉넉하게 여유를 두고 공연장에 도착하기만 해도 좋다. 공연 10분 전 지정좌석에 앉아 무료배부되는 그 날의 팸플릿을 찬찬히 읽어둔다. 원칙적으로 공연장은 공연 시작된 이후엔 출입이 금지된다. 만약 늦게 와서 중간에 입장했다면, 객석 뒷자리 중 빈 좌석에 앉았다가 휴식 시간을 이용해 자신의 자리를 찾는다.

잘 지켜질 것 같으면서도 근절되지 않는 것이 바로 휴대폰 문제다. 공연 중 휴대폰과 카메라를 사용하는 것은 공연자에게 크나큰 실례를 저지르는 것이다. 어떤 경우를 막론하고 '절대금지'이다. 이는 연주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관람 시선을 분산시키므로 결코 해서는 안 될 일이다.

귀에 거슬리는 소음을 내는 비닐 쇼핑백이나 꽃다발 등은 공연장 내에 반입이 금지되므로 물품보관소에 맡겨두어야 한다.

여기에 무대 위 출연자들에게 박수를 보내야 할 때를 제대로 알고 치면 더욱 좋겠다. 교향곡이나 협주곡 등은 3~4개의 소악장을 묶어 한 곡이 완성되는데 박수는 제일 마지막 악장이 끝난 뒤에 한번에 몰아서 친다.

성악의 경우도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박수 칠 때를 알 수 있다. 프로그램을 보면 3~4곡씩 노래를 묶어 두었는데 한 묶음이 끝날 때마다 박수를 치면된다.

만족스런 공연이 되기 위해서는 출연자의 실력 못지않게 관객의 예의가 중요하다. 관객이 훌륭한 매너를 보여주면 공연자도 최상의 기량을 펼쳐 보이기 위해 노력을 다할 것이다. 사회가 원만히 유지되기 위해서는 법률에서부터 기초적인 질서까지 모든 시민들이 지켜야 하는 것처럼 훌륭한 공연을 위해서도 관객은 공연장 예의를 반드시 지켜주어야 한다.

손종학 울산문예회관 관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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