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를 둘러싸고 의견들이 분분하다. 대선·총선이 끝나자 본격적으로 대운하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여당에서는 전문가의 검토와 여론 수렴 과정을 충분히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한다. 다른 편에서는 경제성이 없어 국력의 낭비라 하고, 환경과 유적의 파괴가 심각하리라 한다. 그 많은 돈을 얼마든지 유용하게 쓸 곳이 많은데 왜 하필이면 대운하에 쏟아 붓느냐고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처음에는 찬성하던 사람들의 수가 많아 보였는데, 지금은 그 세가 역전이 된 듯 싶다. 아침 뉴스에서도 국민의 66.6%가 반대하는 입장에 있다고 한다. 그 이유가 뭘까? 혹시 찬성보다는 반대의 논리가 쉬워서는 아닐까? 논리를 단순화해서 이야기하는 각종 비정부단체나,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야당의 목소리가 너무 높아서 그런 것은 아닐까?

된다고 보면 되고, 안 된다고 보면 안 되는 일들이 많다. 된다는 긍정적인 시각과 의지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대운하 건설을 민족의 최고 걸작품으로 만들기 위해서 모두의 지혜를 모으자고 하면 무슨 비난을 받을까? 바다를 메워서 농지를 만들기도 하고 산지를 개발해서 공장을 만들기도 한다.

그런 과정에서 파괴된 환경과 이후의 증대된 경제가치 중 어디에다 무게를 두어야 하는 걸까? 미래를 100% 맞게 예측하는 것은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불가능한 일이다. 마찬가지로 다들 현재의 발전과 20년, 30년 후의 번영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 지 고민을 하고 있지만, 한 가지 길로 완전합의하는 것은 가능한 일이 아니다. 설사 그렇게 공감대가 형성되어서 그 사업을 시작한다 하더라도 그 때는 너무 늦어 경쟁력이 없어져버린 예를 많이 보아 왔다. 소수의 생각이 더 맞을 경우도 많이 있다. 모든 것이 때가 있는데 그 때를 놓치면 영영 불가능해질 수도 있는 것이다.

경부고속도로와는 많이 달라진 환경이지만 당시도 반대가 대단했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다. 참기름이나 피마자기름으로는 자동차를 움직일 수 없다." 경부고속도로에 대한 반대가 심했던 68년도쯤 어느 대학교수의 글이다. 진정 시급한 것은 중화학공업 육성이지 고속도로가 아니라고 강조한 글이다.

지금은 그분들의 의견을 들을 수가 없다. 반대하는 사람들도 비난만 하지 말고 국민을 납득시키려면 더 설득력 있는 반대 백서를 제시해야 한다. 찬성하든 반대하든 고객은 모두 국민이다. 고객을 충분히 이해시키는 노력만이 문제 해결의 지름길이다. 운하 건설은 국토를 효율적으로 개조하는 한국인의 자존심이 걸린 큰 사업이다. 자존심이 없고 미래를 어둡게 보는 사람은 성공할 수가 없다. 경제활동은 어느 정도의 환경훼손이 뒤따르고 파괴된 환경은 다시 경제발전에 걸림돌이 된다. 환경훼손을 최소화시키는데 성공하지 못한다면 후손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을 수도 있다. 환경문제와 경제가치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되겠다.

IMF에서는 미국의 경제성장은 멈춘 상태라고 한다. 20~30년 전에 오늘을 위해 제대로 된 대비를 못해서 그럴 가능성이 크다. 우리도 반대론자들에게 밀려서 미래에 대해 아무런 대비도 못하는 것은 아닐까? 새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매우 크다.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이다.

대운하가 물류만 위한 것은 아니다. 수송, 농업, 식수, 양식, 관광 등등 많은 목적을 갖고 기획되었다고 들었다. 뭔가 새로운 환경에서 많은 관련 산업을 풍요롭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벌거숭이 민둥산도 한강 둔치도 청계천도 잘 가꾸어 놓으니 우리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현재 상태로는 미래를 대비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아직은 시작일 뿐이다.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 미래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 모두가 고민하고 합의점을 도출하여 행동에 나서야 할 때이다. 충분히 고민하되 시간을 낭비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조 춘 회사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