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3월20일 타계한 조홍제 시인의 미발표작품이 최근 발간된 울산문학 28집에 실렸다.

 "아내의 목은 길고/ 내 목은 짧다/ 그래도 우리의 궁합은/ 잘 맞는 장단이지// 아내의 얘기는 길고/ 내 말은 짧다/ 그래도 우리의 대화는/ 화음하는 장단이지// 길고 짧은 것은 상반되는데/ 서로가 잘 어울리면/ 장단 맞단다/ 우리의 장단은/ 어느 쪽인지"

 1970년에 쓴 〈장단〉이란 시다. 이 시를 비롯해 〈너도 가고 나도 가는데〉, 〈낙서〉, 〈옛 태화나루에서〉 등 시 4편, 2000년 11월에 쓴 〈넋두리〉 〈운상십만리의 출판에 부침〉 〈호박시이〉 〈구시꼴과 구이소〉라는 산문 4편을 실으면서 "고 조홍제 선생의 문학과 삶을 특집"으로 다루어 생전의 조홍제씨를 다시 생각나게 하고 있다.

 울산문단의 원로이자 교육자였던 조홍제씨는 지난해 3월 타계, 농소읍 가대동 선산에 묻혔으나 그의 정갈한 이미지가 지역문인들 뿐아니라 수많은 제자들에게 깊이 교훈이 되고 있다.

 양명학 울산대교수는 이 울산문학에 다시 실린 추도사를 통해 "문협의 재기에 생명을 불어넣으셨고 누구도 손대지 못할 울산의 방언을 정리하는 업적을 이루었다"고 칭송했으며 박종해 시인은 "푸른 소나무 위에 조용히 앉았다가 푸른 하늘로 날아가버린 학같이 깨끗하게 살다간 시인"이라고 말했다.

 그밖에도 울산문학에는 울산문학과 암각화라는 주제로 열린 문학과 환경심포지엄을 특집으로 다루었고 울산문학신인상도 발표했다.

 회원들은 시, 시조, 소설, 동시, 동화, 수필, 시평, 자전적 에세이 등 1~2편의 작품을 각각 내놓아 울산문학의 흐름을 짚어보게 한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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