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선정에서 공급까지 총괄 관리 150년 전통 기업
평생 AS '일체형 시스템'으로 업계 독보적 위상 지켜
서울·런던등 주요도시 진출 글로벌 브랜드 자리매김

울산에는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SK 등 세계 굴지의 대기업부터 삼창기업, 성진지오텍 등 든든한 중견기업까지 수많은 기업들이 있다.

이들 기업들은 짧게는 30~40년에서 많게는 반세기에 이르도록 국가경제발전을 주도하며 활발한 기업활동을 영위하고 있으며 모든 기업의 꿈인 '100년 기업'을 향해 착실한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유난히 장수기업이 많은 일본 현지 100년 기업들을 탐방, '100년 장수기업'의 비결과 지역기업들이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과제 등을 짚어보는 해외기획물을 주 1회 연재한다.

◇철저한 품질관리로 150년 전통 이어

지난 5월21일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친절한 서비스로 정평이 난 도쿄(東京) 긴자(銀座)의 미키모토 본점. 평소 하루 1000명 이상이 방문한다는 미키모토 본점은 이 날 따라 매장 내에 고요한 적막만이 흘렀다. 마침 기자가 방문한 때가 마침 미키모토 본점이 일주일에 한 번 쉬는 날이었다. 뜻하지 않은 행운(?)으로 휘황찬란한 광채를 뽐내는 미키모토의 아름다운 보석들을 독점 구경하는 시간을 가졌다.

평소 보석에 관심이 없던 터라 디자인이나 색채보다는 보석 가격에 먼저 눈길이 쏠렸다. 적게는 20만엔부터 많게는 수천만엔에 이르는 가격표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이런 값비싼 보석이 잘 팔리는 이유가 무엇보다 궁금했다.

"미키모토에 사용되는 진주는 엄격한 품질 기준을 통과한 진주 가운데서도 10%에 불과한 최고의 진주만을 사용한다. 최고 품질의 브랜드인만큼 가격은 비쌀 수밖에 없다. 또한 우리 회사는 단순한 보석을 파는 것이 아닌 회사의 신뢰를 함께 판다"

이 회사 홍보이사인 도시시게 유키코(여·Yukiko Toshisige)씨는 이렇게 설명했다.

토털 보석 메이커인 미키모토는 소재 선정, 디자인, 가공, 생산, 공급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를 자체적으로 일괄 관리하고 책임진다. 엄선된 소재 선택부터 세공까지 일관된 체제와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하나의 보석이 탄생한다.

도시시게 유키코 홍보이사는 "진주와 다이아몬드 등 보석 소재를 직접 고른 뒤 사내 20여명의 최고 디자이너들이 독창적인 보석 디자인을 한다"며 "이후 완성된 보석에는 고유의 회사마크를 부착하고 평생 AS를 보장하는 일체형 시스템으로 보석을 관리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철저한 품질관리로 미키모토의 제품은 보석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지켜올 수 있었으며, 일본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높은 명성을 얻고 있다. 런던, 뉴욕, 파리 등 국제 주요 도시에 지점을 두고 있으며, 국내에도 서울과 대구 등지에 진출해 있다. 미키모토는 일본의 브랜드를 넘어 세계가 인정한 브랜드로서 가치를 높여가고 있다.

◇"한 우물을 파되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 추구"

올해 탄생 150주년을 맞은 미키모토는 보석 판매 외 다른 사업에는 전혀 눈길을 돌리지 않고 있다.

한가지 사업만으로 수익을 유지하기 힘든데 다른 사업분야 진출은 모색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미키모토측은 이전에도 그랬듯이 앞으로도 보석 외에 다른 사업분야로의 진출은 없다고 단언했다.

도시시게 유키코 홍보이사는 "한 우물을 파되 우물이 마르지 않도록 내부 변화와 혁신을 끊임없이 추구한다는 것이 미키모토의 철학"이라며 "150년간 보석가공과 판매에만 주력해 왔고, 앞으로도 보석 사업에서 최고의 브랜드를 유지하는데만 관심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미키모토는 세계 최고의 보석판매업체가 되기 위해 앞으로 사업방향을 크게 두가지로 잡고 있다.

'미키모토 인터네셔널' 즉 세계속의 보석을 지향하며 최고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계속 높이는 동시에 젊은층을 겨냥한 '패션 쥬얼리' 상품을 대거 보급해 보석의 대중화에 앞장선다는 것이다.

언뜻보면 모순처럼 보이는 보석의 고급화와 대중화는 동전의 양면처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도시시게 유키코 홍보이사는 "여성의 사회진출이 일상화 된 지금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패션 쥬얼리 사업은 더욱 확장될 것"이라며 "젊은 시절 미키모토의 보석을 체험한 젊은이들이 앞으로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미키모토의 고객이 될 것이고 그 때는 최고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지닌 미키모토의 보석을 더욱 가지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업주 미키모토 고키치 (御木本 幸吉·1858~1954)

전재산·열정 진주 만들기에 올인
1905년 구형진주 양식 숙원 성취

미키모토의 창업주인 미키모토 코키치(御木本 幸吉·Mikimoto Kokichi)는 전 재산과 열정을 진주 만드는 일에 걸었다.

1858년 일본 미에현 도바시의 우동집 장남으로 태어나 어려운 가계를 도우며 성장한 그는 23세에 수산업의 길로 나아가 1888년 진주조개 양식장을 만들어 진주 만들기에 도전했다.

양식진주로 세계적인 반발을 일으키며서도 미키모토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실험에 몰두했고 잦은 시행착오 속에서도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1893년 드디어 반원진주의 양식에 성공하게 됐다.

반원진주의 발명은 특허법 실시 이후, 생물로서는 처음 공인된 것이었다. 이어 1905년 구형진주의 양식에도 성공하게 되었다. 구형진주를 양식으로 완성하는 일은 미키모토의 일생을 건 숙원이었다. 이 발명은 곧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고, 유명 신문과 잡지는 이 엄청난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건들을 겪으며 미키모토 진주는 세계적인 위상을 확립하게 됐다.

글=권병석기자 bsk730@·사진=임규동기자 photolim@ksilbo.co.kr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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