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도로부터 북쪽 136.8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서울 만한 크기의 작은 섬으로 된 인구 450만의 도시국가 싱가포르는 1965년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을 할 때까지 세계 열강의 식민지로 있던 나라였다.

그러나 위치상 전 세계의 교차로 중의 한 지점에 위치해 있어 무역, 통신, 관광이 매우 발달해 한 때 우리나라와 더불어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불리울 만큼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었으며 현재 1인당 국민소득이 3만5000불에 이르는 선진국으로 발돋움했다.

이처럼 유래를 찾기 힘들 만큼의 경제성장을 통한 선진국으로의 도약에는 두 가지 요소가 크게 작용했다. 첫째는 지도자의 마인드와 그에 따른 정책이고, 둘째는 우수한 공무원 시스템이다.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한 신생국가인 싱가포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주권국가로 도약하는 것이었으며, 그 방법은 고도의 경제성장에 있었다.

초대 총리인 리콴유는 비록 권위적 통치를 했지만 시대적 흐름과 국가적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지정학적 위치를 이용한 자유무역장려, 세금감면, 제한이 거의 없는 외환통제, 탁월한 인프라 구축으로 외국투자자를 유치해 30년동안 평균 9%라는 놀라운 경제성장을 거듭했다.

세계 바이어들이 가장 선호하는 나라로 성장한 싱가포르에는 가짜는 물론 질 낮은 제품은 찾아볼 수가 없다. 그리고 술과 담배, 마약은 절대 반입할 수 없는 등 철저한 제품관리를 통해 세계굴지의 완제품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하였고 동남아 최대의 금융 중심지로 위상을 굳혔다.

다양한 질 좋은 음식문화, 깨끗한 도시환경, 범죄가 없는 사회를 구축해 관광객들이 다시 찾고 싶은 나라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는 지도자의 강력한 리더십과 국가의 장래를 생각하는 마인드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와 더불어 세계 1위의 정부 효율성과 세계 2위의 국가 경쟁력의 원동력이 되는 우수한 공무원 시스템을 들 수 있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싱가포르 공무원을 처음 만났을 때 듣는 말이다. 이것은 말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공무원의 자세이다. 전 세계 청렴 공무원의 상징인 싱가포르 공무원들의 연봉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우리나라의 3배에 이른다. 실력을 인정받으면 5년 내 국장, 차관보까지 고속승진도 가능하다.

'최고의 인재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준다'는 원칙으로 항구와 인적자원밖에 없는 싱가포르가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정책이다. 이처럼 12만명에 이르는 싱가포르의 공무원은 높은 연봉과 더불어 권한과 책임이 매우 많이 부여돼 있어 최고의 선호 직업으로 꼽히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권한만 주어진 것은 아니다. 공무원들은 모두 매년 '무부채 선언'을 해야 하며 자신은 물론 미성년 자녀를 포함한 모든 가족의 재산 변동사항을 신고해야 한다. 만약 비리, 부정, 뇌물 등이 밝혀지면 재산 몰수에 가까운 벌금 부과와 함께 민간기업 취업 불가, 3대에 걸친 공직임용 시험 박탈 등 거의 사회에서 매장수준에 가까운 처벌을 받게 된다. 또한 엄격한 실적에 따른 연봉제와 매년 10%나 되는 공무원의 물갈이는 공무원의 서비스 자세와 경쟁력을 갖추게 하는 힘이 되고 있다.

이처럼 지도자의 마인드와 청렴한 공무원의 자세는 지하자원 하나 없는 나라에서 교육을 통해 인재를 육성하고 환경을 가꿔 국제교역을 활성화시켰고 녹지를 조성해 생활환경을 개선했다. 기초질서 선도를 통해 깨끗한 도시, 범죄없는 나라를 만들었다. 싱가포르 국민의 국가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은 것은 당연한 결과다.

매력적인 도시국가 싱가포르는 우리에게 소중한 것을 가르쳐주고 있다.

지역주민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마인드와 진심으로 민원을 도와주는 서비스 자세를 갖춤으로써 행정과 지역주민과의 거리감을 좁히고 신뢰를 형성한다면 공공부문의 사업추진에 있어서 행정력 낭비를 최소화하고 기초질서와 생활환경 개선 그리고 평생학습을 통해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여 모두가 만족하는 '행복도시 중구'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조용수 울산시 중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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