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족산은 울주군 삼동면과 양산군 하북면의 경계지점에 위치해 있다. 산 위에 바위들이 솥발처럼 솟아 있다고 해서 솥발산이라고 부른다. 옛날에 천지가 개벽할 때 물천지가 되어도 이 봉우리의 솥발만은 남아서 찰랑거린다는 얘기가 전해 오고 있다. 이 산이 나름대로 유명한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나눠 살펴 볼 수 있다.

□첫째, 생태계 보존의 자연식물원 무제치늪이 있기 때문이다. 무제치늪은 생태계 보존지역으로 울주군 웅촌면과 삼동면 일대(5만6천평)에 분포돼 있다. 또한 식물, 곤충류 등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산지 늪지로 화강암의 풍화작용과 홍수 등에 의해 형성된 분지이다. 둘째, 영화 등 촬영지로 유명한 조일리 보삼마을이 이곳 산자락에 위치해 있다. 주변 경관이 수려한데다 한국의 옛날 시골정경이 아직은 남아 있어 사람들 사이에 추억의 장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무제치늪이 자리잡은 정족산 일대가 최근 들어 크게 훼손되고 있다. 조일천 하류에 식당, 전원주택 등이 아무런 제재 없이 들어서 하천과 주변 경관을 망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심하게 훼손된 곳은 영화 의 촬영지로 유명한 보쌈마을 진입로 일대이다. 주변에 10여 개의 식당과 주택 등이 위치해 있는데다 최근에만도 근린생활 시설이 들어서 일부 식당의 경우 영업을 시작했다.

□울주군은 이와 관련해, 고 말하고 있다. 건축 연면적 200㎡ 이하의 근린생활시설은 인허가 대신 건축신고만으로 건립이 가능하게 때문에 규제 밖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고 강조하고 있다.

□울주군의 이 같은 견해는 이중적 의미가 담겨 있다. 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부작용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하고 있다. 현장을 가보라. 조일천 주변 식당과 전원주택마다 하천을 건너는 다리를 설치, 계곡물의 흐름을 방해하고 있다. 더더구나 일대에는 식물과 곤충류, 양서파충류 등 동식물의 보고인 무제치늪이 있다. 따라서 이 일대를 온전하게 보존하기 위해서라도 무분별한 건축규제는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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