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대 대통령선거 공식선거전이 오늘 후보등록과 함께 막이오른다. 선관위는 정치성 동창회나 향우회 등에 대한 단속활동에 들어갔고, 대검 공안부도 공식대선전 개막을 앞두고 전국 공안부장회의를 열어 선거사범에 대한 엄정단속 방침을 정했다. 각 후보진영도 이제 22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투표를 앞두고 조직역량을 총동원한 득표활동에 착수했다. 이제부턴 여론조사도 금지된다.

 이제 대선구도는 양강구도로의 재편됐다. 한나라당과 이후보는 대선의 의미를 "부패정권 연장이냐 차단이냐"에 맞추고 민주당과 노 후보에"DJ의 계승자"와 "부패"의 이미지를 겹쳐 놓기 위해 전력투구중이다. 이에 맞서 노후보진영은 "낡은 정치 청산"을 기치로 내걸고 한나라당과 이 후보를 "수구"의 범주로 몰아치겠다는 복안이다.

 아무래도 흥분되고 격앙된 언사들이 선거판을 가득 메우게 될 조짐이 완연한 형국이다. 막판에 가서는 결국 편가르기식 지역구도가 재연될 것이라는 관측도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21세기 들어 처음인 이번 대선, "3김"이후 새로운 정치구도를 결정하게 된다는 이번 대선이 이렇게 치러져서는 안된다. 속빈 구호가 난무하는 가운데 서로 흠집내기에 불과한 비방전만을 주고받는 그런 선거를 통해 국민의 가슴에 상처와 분열만 남게할 수는 없는 일이다.

 대선후보들은 공식대선전에 들어가면서 과거정치 행태와의 단절을 선언해야 한다. 저마다 새로운 정치, 깨끗한 정치를 표방하고 나선 만큼 과거의 정치틀에 뿌리를 둔 공허한 구호공방은 이제 접어야 한다. 그보다는 국민에게 미래에 대한 비전을, 장래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는 정책대결을 펼쳐야 한다. 자신들이 대표하는 정치세력이 어떻게 상대 진영보다 더 나은 미래로 국민을 이끌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설득하고 지지를 호소해야 한다. 전국민을 상대로한 TV토론 등을 통해 비전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

 유권자들도 후보자들의 입과 구호가 아니라 그들의 실제 행동, 비전과 공약을 주시해야 한다. 더러운 선거전에서 새로운 정치는 결코 자라날 수 없다. 후보나 유권자나 모두 이번 선거가 한국정치의 변화가능성을 시험하는 21세기 첫 대선이라는 점을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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