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와 같은 이유로 국제적인 협정사안을 물리적으로 뒤엎으려는 태도는 선진한국을 표방하는 위상에 바람직한 행동인지, 또 문제해결을 위한 올바른 자세인지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문제는 인터넷세대들의 즉흥적이고 피상적인 행동들이 마치 전 국민을 대표하는 것처럼 매도되는 것은 정치와 국민정서에 얼마나 큰 혼란을 주고 있는지를 알아야 할 것이다.
첫째, 지금의 협정대로 수입을 하면 과연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얼마나 되느냐 하는 것이다. 그 확률의 근거는몇 백만분의 1로 알고 있다. 또 미국이라는 나라가 우리보다 몇 배의 선진국인데 그렇게 비위생적이고 비의학적인 방법으로 감히 식품을 수출하겠는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전문가들도 과연 이런 지식과 상식도 없이 협정을 맺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확률로 우리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은 또 어떤 것이 있을까?
비행기와 자동차도 몇 백만분의 1의 확률로 사고가 날 수 있고, 밥상에 올라오는 채소랑 과일, 생선도 농약이나 중금속에 오염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 그 위험을 알면서도 편리하기 때문에 타야하고 안 먹는 것 보다 먹는 것이 행복하기 때문에 먹는 것이다. 버시바우 미국대사가 한국 국민들은 미국의 과학적 사실(scientific fact)을 더 배워야 한다고 했다가 시끄러웠던 적도 있다.
둘째, 아무리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라 할 지라도 사안에 비춰 시위문화가 너무 과격하고 비열하다는 것이다. 아직 철없는 학생들을 앞세워 촛불을 쥐게 하고 뒤에서 누군가가 조종하는 듯한 모습은 시위문화가 아니라 반미감정에 사로잡혀 있는 듯하다. 또 한미FTA를 반대하고 현 정부에 대한 네거티브 집단들의 음모술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작태가 아닌가 싶다.
셋째, 지금은 글로벌시대로서 무역장벽을 헐어야 한다. 어느 나라든 무역장벽을 헐지 않으면 그 나라는 고립돼 살아갈 수가 없는 세상이다. 이유는 수입물품이 안 들어오면 국내 물가가 올라가서 못 살고, 수출을 못해서 국가경제는 나락에 빠질 것이다. 당연히 무역장벽을 헐고 국가경쟁력을 키워 수출우위에 서야 할 것이다. 미 상원의원 뿐만 아니라 민주당 후보 오바마도 앞으로 한국이 재협상을 요구한다면 미국이 너무 양보해 버린 FTA협정도 다시 해야 한다는 발언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진정한 애국자라면, 또 현명한 국민이라면 얼마든지 수입을 허용하되 안 사먹는 지혜와 한우만 골라먹는 현명함도 보여야 할 것이다. 보다 싼 쇠고기를 먹길 원하는 국민들도 상당수 있는데 왜 수입자체를 막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을 뿐더러 이 같은 오만한 행동에 침묵하고 있는 다수의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했으면 한다.
넷째, 역대 우리나라가 민주화와 인터넷세대들을 앞세워 몇몇 정권이 탄생했다. 그 시대의 과정을 거치면서 국민들의 자유분방함이 민주주의를 뒤죽박죽 만들고 말았다. 또 그것이 습관화되고 길들여졌다고 할 수 있다. 누군가가 집단을 이뤄 전면에 나서 소리만 크게 외치면 그것이 민주투사들의 외침인양 왜곡되는 현상을 정치권에서는 착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또한 문제다.
국가가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지혜를 모아 진지하게 풀어야지 바깥 누군가의 큰소리에 놀란 장닭처럼 우리를 벗어난다는 것은 국회의 위상을 저버리고 국민들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정치권에서는 인터넷세대들의 무리수를 똑바로 이해하고 소신과 정책으로 국가의 미래를 설계해 나갔으면 한다.
변종수·울산광역시 동구 화정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