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남면 교동리(校洞里)에는 평리(平里), 수남(水南), 작하(酌下), 상평(上平), 중평(中平), 향교(鄕校), 벌장(閥場)의 다섯 행정마을이 있다. 이곳 교동리 봉화산(891m)동쪽 능선 일대에서는 무문토기편 등이 출토되기도 했으며, 청동기시대 주거지와 삼국시대 고분군도 분포되어 있다.

 교동리의 백택안산(白澤案山)에서는 자수정이 난다. 일제 때부터 채굴해 왔으며, 품질이 세계 최고여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석(國石)으로 지정되어 있다. 자수정 광산이 있는 산을 백택안산이라 하는데 백택(白澤)은 작천정을 달리 부르는 이름인 듯하다. 그 까닭은 작천정의 바닥이 하얗게 바랜 화강암이어서 햇살이 비치면 흰빛으로 눈부시게 빛나기 때문이다. 안산(案山)은 풍수지리에서 앞산을 뜻하는 것이나 때로는 "안산"(內山)의 의미를 가질 때도 있다.

 언양 자수정은 일제시대에 일본인들이 한국인을 강제 노역시켜 채취해 갔는데 1960년대부터 이 지역 산주(山主)들이 캐내기 시작하였다. 자수정은 색깔이 적자색(赤紫色)을 띠고 결정(結晶) 내부에 균열이 없어야 높은 품질로 평가되는데, 언양 자수정은 타산지의 것에 비해 결정이 곱고, 남색과 자주색의 이색성이 강하며, 농담이 진하고 단단하기도 하여 최고로 친다.

 세계적인 생산지로는 브라질 잠비아 우루과이 멕시코 중국 등이 있고,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보석연구 및 교육기관인 미국 보석연구원(GIA)에서는 언양 자수정을 세계 최고의 품질로 인정한 바 있다.

 이곳 자수정 동굴은 동굴관광과 쇼핑센터를 겸한 관광지가 되어 있어서 천연 상태의 자수정 생성과정도 볼 수 있다. 또한 언양 자수정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아 몸에 이로운 보석으로 알려져 있다. 생명 친화적 원적외선 에너지 파장을 1초간 수백만 번(32,786Kcal)방출하여 뇌를 맑게 한다는, 우주적 에너지를 품고 있는 자수정이다.

 언양은 신라시대부터 자수정 채굴이 이루어지던 곳으로, 경주 금령총에서는 5~6세기 경의 "수정 목걸이"가 출토되기도 했다.

 중세 유럽에서도 출정하는 군인들이 자수정을 부적으로 지니고 전쟁터로 나갔다. 자수정이 화살을 피하게 해주고, 전염병으로부터 보호해 준다는 믿음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자수정의 어원인 애머시스트(Amethyst)는 희랍어로 "술 취하지 않은"이라는 형용사이다. 희랍신화에서 달의 여신 다이아나가 술의 신 바커스와의 사랑싸움에 희생된 순결하고 아름다운 처녀 애머시스트를 보호하기 위해 그녀를 수정으로 만들어서 포도주를 부었더니 자색이 선명한 자수정으로 변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자수정으로 만든 컵에 술을 마시면 취하지 않고 재치와 위트도 넘치게 된다고 전한다.

 연말이 다가온다. 이제 이런저런 모임에 나가도 못 마시는 술 걱정, 부족한 화제 거리로 고심하지 않아도 되겠다. 자수정 컵 하나 따로 마련해서 지니고 나가기만 하면 족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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