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벽두 우리는 고유가를 비롯 곡물가격 인상, 자연재해 등 자원부족으로 인한 위기에 직면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위기를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되기도 한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의 동참과 더불어 국민들을 이끌어 갈 정치 지도자들의 역량과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필자는 시민단체(의회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자격으로 이번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울산시 동구의회의 해외연수에 참가하게 되었다.

떠남 그리고 재탄생, 배움, 수련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기대와 설렘으로 시작됐던 해외연수에서 무엇을 보고 느꼈는가를 나름대로 정리해봤다.

문제의식으로 무엇인가 바꾸려는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난 듯한 동구주민회에서는 관광성이냐 아니냐의 잣대로 지적했다. 원래 비판이란 잘하는 것은 격려하고 잘못된 것은 지적해 올바로 잡는데 원래의 의미가 있다고 본다

시민단체와 함께 떠났다는 첫 시도와 실무팀을 구성해 사전계획 준비를 최선을 다 한 점은 참 잘한 것이라고 모두 인정했다. 해외연수란 어느정도 필연적으로 고행이 따르기 마련이다.

참가한 의원들은 13곳의 공원과 프랑스, 독일 여러 도시를 방문하면서 몸은 지쳐있었지만 일정을 바꾸면서까지 선박 박물관 등 유익한 곳을 하나라도 더 보고 배우려는 노력을 했다. 또 독일 갯벌 국립공원에서의 열띤 질의 응답 토론하는 진지한 태도를 보고 동구 발전을 위해 성실하게 일하는구나 하는 신뢰를 갖게 되었다.

때론 버스 안에서 다른 정치적 견해로 팽팽한 토론을 하다가도 어느 순 간 한 가족과 같이 배꼽잡고 웃으며 친화되는 따뜻한 동료애가 돋보였고 권위의식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많은 생각을 모아서 현실에 반영하고 현재 살고 있는 주민을 돕고 차세대에 살기 좋은 고장을 물려주는 매력적인 일을 하시는 의원들의 패기에 찬 발로 뛰는 일꾼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해외연수의 문제점도 많다고 느꼈다. 그것은 지나치게 계획적이고 단체적이고 의식적이라는 것다. 어떤 도시를 알고 싶으면 거기에 사는 사람들을 이해해야 한다. 이를 테면 민가에서 떨어진 호텔에서 숙박하지말고 가정집에 홈스테이를 하면서 주민들과 부딪치며 대화하고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그곳의 교통, 미술, 음악, 영화, 콘서트, 축제, 공원 등의 문화와 삶을 생생하게 체험해야 한다고 본다. 또 세금으로 가는 단체 연수지만 자부담도 자율적으로 해서 배움의 기회와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하여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의무적으로 하는 연수보고서가 아닌 돌아와서 고장에 접목할 수 있는 살아있는 자료가 풍부한 보고서를 제출 할 능력있는 즉 국제적 감각과 국제적 매너와 실력을 갖춘 의원님들만 해외연수를 갈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꼭 필요한 쇼핑만 하고 쇼핑을 줄여야 한다. 외화 낭비라며 쇼핑 거의 안하는 의원도 보았다. 실제 나가보니 쇼핑문화는 우리나라가 뒤지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 연수 후 개인적으로 느낀 점은 역시 우리나라가 정치만 잘되면 참 살기 좋은 나라라는 것이다. 독일은 정갈하고 완벽하고 군더더기 없는 쾌적함이 좋았지만 식수값도 비싸고 프랑스는 화려하고 개성있고 과감하며 역사와 세월을 잘 보존하고 있지만 화장실 때문에 조금 불편했다. 꼭 우리가 유럽을 따라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대왕암공원에 짙은 소나무 숲과 어우러진 잘 정돈 된 큰 잔디밭을 조성하고 몽마르트 같은 미술애호가 구역, 비블리오 루도테크 도서관과 같은 친 환경도서관, 뒤셀도르프의 선박박물관, 뤽상부르 공원의 노천예술발표무대, 토론장 등이 있는 평온하고 조용히 사색하며 휴식 할 수 있는 지성적이며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공원이 탄생하길 바란다.

또한 일산유원지는 모텔과 술집이 먼저 들어서 몹시 흉한 모습이지만 라인강과 세느강 주변처럼 바닷가 해변의 특징을 살려 가장 한국적이며 아름다운 건물들로 도시디자인화해 정비하고 유람선을 타면서 낭만과 사랑을 즐길 수 있는 화려한 변신을 하는 날이 오기를 주민의 한 사람으로 기대해 본다.

박난영 (사)의회를 사랑하는 사람들 울산 동구지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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