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년 석유화학 수직계열화 성공
94년 법정관리…4년만에 '졸업'
53만t HDPE 생산능력 국내1위
PE100파이프 등 '세계 일류상품'

울산시 남구 부곡동 울산석유화학공업단지 내 대한유화공업(주) 울산공장(수지공장장 김용철 이사)은 국내 최초의 합성수지공장으로 우리나라의 석유화학공업시대를 연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석유화학 업체이다.

초창기 탄탄한 성장가도를 달려오던 대한유화공업은 법정관리라는 최대의 시련을 겪기도 했지만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통한 품질개선과 가족같은 노사문화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석유화학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산업 기반 다진 전문기업

대한유화공업(주)은 60년대 재계 3위인 개풍그룹의 창업자인 지낸 고 이창림 창업자와 이정호 현 회장 형제에 의해 1970년 6월 설립됐다. 71년 3월 울산석유화학단지내에 국내 최초로 연산 3만곘 생산규모의 PP공장을 착공, 이듬해 6월 울산공장을 준공, 상업가동에 들어갔다. 한국의 석유화학산업이 첫 발을 디딘 순간이다.

공장 설립 과정에서 지질문제로 한양화학과 부지를 맞교환했고 이 과정에서 울산석화단지내에 유일하게 곡선형의 도로가 생겨나게 된다.

국내 유화업계에 PP를 독점공급해온 울산공장은 한양화학과의 경합 끝에 정부로부터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실수요자로 선정돼 75년 10월 세계 최초로 PP와 HDPE를 함께 생산하는 제2공장을 건립하게 된다. 이후 울산공장은 88년 세계에서 두번째, 국내 최초로 건설된 Pelletizing 전용공장인 6공장, 89년 순수 자체기술로 건설한 7공장까지 증설하면서 PP 연산 35만t, HDPE 연산 27만t 생산설비를 구축, 국내 최대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처럼 쉼없는 성장을 해온 대한유화공업은 91년 온산공장에 25만t 규모의 나프타분해공장을 준공하면서 석유화학공업 수직계열화를 이룬다.

하지만 90년 정부의 석유화학 투자자유화가 발표되면서 대기업들이 잇따라 유화업계에 진출, 국내 유화업계 전반에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하락 등의 위기를 불러온다. 대한유화공업은 이로 인한 채산성 저하 등으로 온산공장 설립에 5000여억원의 빚을 지게 되면서 경영환경이 급속도로 악화돼 94년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대한유화공업은 인원재배치와 신규인력 채용으로 영업과 기술개발팀을 대폭 늘리고 부동산 매각과 소모성경비 절감에 주력한다. 또 노조는 임금동결을 결의하고 공장 최초로 100% 가동에 들어가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당초 법정관리 시한인 2004년보다 6년 빠른 98년 법정관리에서 졸업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종합화학기업으로 새로운 가치 실현

울산공장은 현재 PP 생산량 연산 47만t으로 국내 4위, HDPE 생산량 연산 53만곘으로 국내 1위 생산능력을 보이고 있다.

울산공장이 법정관리의 시련을 딛고 종합화학기업으로서 새로운 가치창조 실현에 나설 수 있게 된 원동력은 끊임없는 기술개발에 따른 기술의 우위 확보와 노사 상생문화 덕분이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94년 기존의 연구개발실(77년 설립)을 확대 개편해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하고 96년에 신축가공연구동을 완공했다. 이러한 연구개발 노력은 HDPE용 KPC촉매 국내 최초 개발(77년), PPR 온수온돌용 파이프 그레이드 세계 최초 개발(2003년), 지난해 아시아 최초 Meltblown 수지 개발 등 수십종의 신제품 개발로 이어졌다. PE100파이프 그레이드와 강관코팅용 PE접착성수지, Capacitor용 고순도PP 등은 세계 일류 상품이다.

가족같은 노사상생 문화는 회사의 자랑이다. 2002년까지 33년 무분규를 이어가던 노사문화는 20003년 임금인상을 두고 3일간 파업을 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한다.

하지만 이도 잠시 뿌리깊은 노사상생문화가 힘을 발휘하면서 이듬해 노조가 회사측에 임금을 위임하는 등 노사관계가 안정되면서 경쟁력 향상에 힘을 모으고 있다.

신형욱기자 shi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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