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누적 등으로 사활의 기로에 선 프로축구 대전 시티즌을 살리기 위한 대전팬들의 열정은 강추위도 막지 못했다.

 3일 2002하나-서울은행FA컵축구선수권대회 대전과 한국철도와의 16강전이 열린남해스포츠파크.

 대전의 서포터스인 「퍼플크루」 회원들은 경기 시작 1시간전부터 속속 입장했고30여명의 회원은 강한 바람으로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 어느때보다 열광적인 응원전으로 경기장을 달궜다.

 이들은 연고지인 대전 뿐 아니라 대전의 회생에 미력의 힘을 보태기 위해 마산,인천,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열성팬들.

 특히 이들은 「대전시티즌 살리기 100만인 서명운동」의 취지문과 함께 서명서를지참해 현장에서 서명을 받기도 했다.

 나유진(20.마산 창포동)씨는 『대전 시티즌이 내년 간판을 내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마음이 아팠다』며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대전이 꼭 살아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경기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대전시가 앞장서 존폐 위기에 직면한 대전을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으나대전의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단적인 예로 타 구단 상당수는 전력 보강의 하나로 국내 유망주는 물론 쓸만한용병을 물색하기 위해 외국을 드나들고 있지만 대전은 안팎 사정으로 방관만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재정적 어려움이 오늘 어제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용병은 커녕 아직까지 단 한명의 국내 선수도 보강하지 못했다.

 따라서 각계의 도움으로 기사회생해도 당장 내년 시즌 전력 향상을 꾀하기는 힘든 실정이다.

 이태호 대전 감독은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창단 역사는 짧지만 내년이면 30세를 넘는 선수가 10명이 넘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응원을 보내주는 팬들이 너무 고맙다』는 이태호 감독은 시즌 중 성남전에서 불미스런 일로 7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당한 일을 거론하며 『그때 일 이후 왼쪽팔이 심하게 저리는 등 좋지 않아 물리치료를 받아왔는 데 최근 「힘내라」는 한 팬의 편지를 받고 씻은듯 나았다』며 팬들의 성원이 큰 힘이 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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