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의 글로벌화 진전과 사회적 영향력이 점차 커지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또한 기업 경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등 거부할 수 없는 물결이 되고 있다. 특히 존경받는 기업의 선정기준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될 정도로 기업의 브랜드력, 호감도, 매출, 경쟁력, 명성 등 유·무형자산의 가치 증대에 CSR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전국 202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6년 사회공헌활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들 기업들은 2006년 한 해 동안 사회공헌활동에 총 1조8048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금액은 2005년도 1조4025억원에 비해 28.7%가 늘어났으며, 2004년 1조2284억원에 비해서는 46.9%나 증가된 것으로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최근들어 양적인 성장과 더불어 질적인 면에서도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일회성 행사나 단순 기부를 지양하고 사업분야와 관련 있거나 지역사회의 욕구나 문제들을 찾아내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앞으로는 기업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사회공헌사업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왜냐하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영향력이 점점 커지면서 이에 대한 시민, NGO, 행정 등 지역사회의 주체들이 기업들에 대해 '삶의 질'과 '지역문제'에 대한 책임있는 행동을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업은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함께 성장 발전해왔기 때문에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출발점과 그 중심은 당연히 지역사회가 돼야 할 것이다.

울산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주요 기업이 집적돼 있는 산업도시이다. 1960년 초부터 우리나라 근대화의 전진기지로 출발해 기업들은 지역사회와 더불어 대기업으로 크게 성장 발전하면서 산업수도로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러한 성장의 이면에는 수질과 대기 등 환경오염이라는 부산물을 남겨 울산의 이미지를 흐리게도 했다.

울산지역의 사회공헌사업에는 아산로 개설, 대공원 조성, 복지관 건립, 교량 건설, 장학사업 등 전국단위의 사회공헌사업 못지 않게 활발히 전개되고 있어 울산의 미래는 밝다고 하겠다.

하지만 울산은 광역단체 중 가장 늦게 출발했고 광역단체로서 갖추어야 할 문화·체육·예술분야, 여가시설 등이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울산시의 한정된 재원으로 시민이 필요로 하는 시설을 확보하는 데는 많은 기간을 요구한다.

기업의 사회공헌사업은 지역을 살리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아주 중요한 지역사회활동이다. 울산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떨어지지 않을 천혜의 자연환경과 풍요로운 땅을 가지고 있다. 그런 만큼 이제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글로벌시대에 산업 뿐만 아니라 관광문화도시로도 각광받는 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기업의 사회공헌사업이 더욱 적극적으로 펼쳐져야 될 시점이다. 예를 들면, 대왕암공원 개발, 태화루 복원, 문화공간 확보, 컨벤션센터 건립 등 수없이 많다.

지역사회의 삶의 수준, 문화·체육 등 인프라, 여론 등의 니즈를 충분히 반영하고, 시민과 기업, 행정기관이 파트너십을 구성해 맞춤형 사회공헌사업을 추진해 나간다면 울산의 미래는 탄탄대로를 보증받을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묻는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86%가 '같은 값이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의 제품을 사겠다'고 답했다는 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 그런 만큼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의 사회공헌사업은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소비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 주고 책임도 다한다는 기업정신을 강조함으로써 결국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고 반기업 정서를 해소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소중한 투가가 될 것이다.

이상진 울산시 동구 부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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