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국가 상대 올림픽 통산 3무 4패 열세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이라는 큰 꿈을 품은 한국 축구가 1차 관문인 8강 진출의 기로에서 강호 이탈리아를 만났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8시45분(이하 한국시간) 중국 친황다오 올림픽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아주리군단' 이탈리아와 조별리그 D조 2차전을 치른다. 7일 카메룬과 1차전에서 다 잡았던 대어를 놓치고 1대1 무승부를 거둔 한국으로서는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이다.

◇높기만 했던 '유럽의 벽' 허물까

올림픽 무대에서 한국 축구의 꿈을 번번이 좌절시킨 것은 유럽이다. 한국은 올림픽에서 유럽 팀과 총 7차례 맞붙었다. 결과는 3무4패. 단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아프리카 팀을 상대로 이번 대회 카메룬과 무승부를 포함해 2승3무의 무패행진을 이어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번에도 사정은 녹록지 않다. 올림픽에서 12년 만에 다시 만난 이탈리아는 강력한 조 1위 후보다. 박성화호가 60년간 이어져 온 한국 축구의 유럽 징크스를 털어내고 8강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을 지 관심이다.

◇1차전 혈투…체력 회복 시급

카메룬과 1차전은 체력 소모가 심했다. 경기 후 도핑테스트 대상자로 뽑힌 박주영은 소변이 나오지 않아 날이 바뀐 8일 오전에야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을 정도다.

이날 후반전이 시작할 무렵인 오후 10시의 기온은 26℃였다. 하지만 습도가 무려 85%나 됐다. 선수들로서는 버티기조차 힘든 날씨였다.

태극전사들은 전반 내내 개인기가 좋은 상대의 강한 압박에 밀려 고전했다. 후반 들어서는 몸이 더욱 무거워져 리드를 지키기 못하고 결국 동점골을 헌납했다.

물론 이탈리아는 앞서 온두라스와 더 기온이 높고 습한 상황에서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적절한 선수 교체로 주전들의 체력 안배를 했고, 첫 경기 승리로 온두라스전에는 출전하지 않았던 공격수 토마스 로키(라치오) 등 다른 멤버들을 기용할 여유도 있다.

◇조커 싸움…사령탑 지략 대결

한국은 카메룬전에서 후반 시작하며 백지훈(수원) 대신 신영록(수원)을 투입해 이근호(대구)와 투톱으로 호흡을 맞추게 하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박주영을 백지훈의 자리인 왼쪽 미드필더로 옮겼다.

그리고 박 감독은 남은 두 장의 교체 카드를 동점골을 내준 뒤에야 썼다. 다소 아쉬움이 남는 선수 교체다.

박 감독은 "경기를 하다 보면 흐름이 있다. 전반에는 백지훈 같은 뛰어난 선수가 힘에서 밀렸다. 신영록이 힘에서 밀리지 않기 때문에 후반 들어가면서 투입했다. 신영록이 득점은 못했지만 힘에서 밀린 것은 만회했다. 실점 이후에는 지치고 분위기도 처져 있을 때라 조금 안정적인 선수 교체를 했다"고 말했다. 사령탑의 지략 싸움으로 전력 차를 얼마나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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