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드름전통예술연희단 7일 전과정 재연 무대

울산학춤보존회 김성수(법명 백성) 고문이 불자의 입장에서 세시풍속 '매귀악(煤鬼樂)'을 새롭게 해석했다.

지역풍물단 내드름전통예술연희단(대표 김구대)은 김 고문의 해석에 따라 매귀악을 무대화 한 공연예술을 곧 선보인다.

매귀악은 영조 24년(1749년)에 편찬된 울산의 읍지 '학성지'에 수록돼 있어 '울산매귀악'으로도 불리우며, 복을 부르고 액을 쫓는 '지신밟기'의 원형으로 알려져 있다.

김 고문은 "매귀악 중에는 타오르는 불길을 보면서 동네 사람들이 '등광궐아괘보살(騰光厥兒掛菩薩)'이라고 외치는 장면이 있다. 다른 지방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울산만의 희귀한 풍속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그 의미나 정체성을 명확하게 규정짓지 못한 상태"라면서 "민속에 관심있는 몇몇을 제외하고는 이름조차 생소해진 매귀악의 복원과 전승을 위해 이번 연구를 하게됐으며, 이를 계기로 또 다른 연구자들이 생겨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고문은 매귀악의 가사인 '등광궐아괘보살'의 기반을 위나라의 불교대중서 '현우경(賢愚經·445)' 중 '빈녀난타품'(貧女難陀品)에서 찾는다. 온 종일 구걸한 돈을 모아 작은 등불을 밝힌 난타에게 부처는 '등광(燈光)'이라는 수기를 내리면서 물질의 많고 적음보다 정성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남기는 대목이다.

김 고문은 "등광(騰光)과 등광(燈光)은 같은 소리이며 오랜 시절 구전으로 내려오다 문헌에 실리는 과정에서 잘못 기록된 것 같다. '궐아'는 이름에 붙는 호칭이며, '괘보살'은 '대보살'의 와전"이라며 "조상들은 '등광'의 등불공양처럼 한 해의 어둠과 삿된 것을 물리치는 정화와 벽사의 의미로 매귀악을 치렀을 것"이라고 추론했다.

이에 따라 내드름 풍물단은 오는 7일 총 40여명의 풍물꾼들이 참여한 가운데 영신·가창·무도·신유·송신 등의 순으로 매귀악의 전 과정을 재연한다.

한편 매귀악 원문을 선행연구했던 향토사학자 고(故) 이유수씨는 '등광궐'을 십이신(十二神) 중 불상을 먹는다는 등간과 벌레를 먹는다는 등근으로, '괘보살'을 '개보살'로 각각 추론하며 악귀를 쫓는 주문으로 해석한 바 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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