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도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동창회다 송년회로 술과의 한판 승부의 날이 많아지고 있다. 성인 술 소비량 2위, 독주 소비량 1위, 경제적 손실 16조원, 22%가 알콜 중독자, 해마다 음주로 인한 사고와 질병으로 2만3천명이 숨지는 등 갈수록 심해지는 폭음으로 사회도 함께 병들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도 폭음 대국으로 각인 된 지 오래다. 술 때문에 일어나는 청소년 탈선, 가정파괴, 음주운전 등 문제가 많으나 아직까지 우리사회는 술에 대해서는 "취해서 그랬겠지" 등으로 주정에 대한 관념이 상당히 관대한 편이다.

 우리 선조 들은 문화와 풍류의 하나로 절제된 가운데 술을 즐겼고 옛부터 약주라고 불리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와인을 신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라 할 만큼 술은 좋은 음식이다. 그러나 우리의 음주문화는 우리조상들의 전통과 아주 멀어져 있고, 세계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다. 한국의 음주문화는 2차 3차로 술집을 옮겨가며 죽기 살기로 취할 때까지 마시고 있어 선진국의 "즐기기"와는 너무 대조적이다. 만취까지 간 덕분에 지각자의 10%이상을 차지하고 많은 음주운전 사고 등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또 외국의 경우 술을 마시는 사람의 분포가 남녀노소 골고루 퍼져있지만 우리나라는 20대에서 40대의 남자가 대부분을 차지해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렇듯 대학 시험을 앞두고 마시는 백일주에서 술로 시작한 대학생활은 사회인이 되어 잔을 돌리며 폭탄주까지 마시는 음주 대국이 되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술 소비량이 10%가까이 증가했고 계속 늘어나는 술 소비는 건강한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잘못된 음주 습관으로 개인의 건강과 사회 질서를 해치고 있는 만큼 올바른 음주 문화가 필요한 때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술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 있어야 하겠다. 술은 적당히만 마신다면 일상의 긴장을 줄여주고, 정신이 흥분되어 언어동작이 활발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원래 술은 자극작용, 살균작용, 중추신경억제, 에너지 공급등 생체내 작용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술을 많이 마신다고 해서 우리 몸이 좋아진다거나 정상적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독한 술로 위염, 위궤양의 발전은 물론 지방간, 간암 더 나아가 췌장, 신장의 손상, 비만, 고혈압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 40대 사망율 세계1위 위암·간암은 술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한번 지나친 과음은 어떤 약물로도 치료 될 수 없음도 알아야 한다.

 어떤 외국인이 한국의 음주문화를 이렇게 지적한 적이 있다. 악취와 숙취가 상대에게 불쾌감을 주기 일수고 대중교통 이용을 힘들게 하며 술을 마시고 내지르는 한밤중의 소리는 참기 어렵다고 했다. 더욱 견디기 어려운 것은 토해놓은 이물질 이라는 것. 이러한 광경은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부끄러운 지적이 아닐 수 없다. 무절제한 음주 습관은 사회악이다. 개인의 건강과 주변 사람에게 끼치는 악영향은 절대적임을 인색해야 할 대목이 아닌가 싶다. 술은 어디까지나 적당량을 마셨을 때 유익한 것이지 과음은 우리의 육체나 정신 건강에 독약이 될 수밖에 없다.

 술을 자주 마셔야 하는 12월이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폭주, 폭음이 아닌 즐기는 술 문화로 바꾸어 보자. 적어도 술잔을 돌리지 말고 1차로 끝내도록 약속하고 실천해 보자.  우리도 이제 선진국처럼 술도 하나의 음식으로서 기분 좋게 즐길 수 있는 올바른 음주습관을 만들어 술의 긍정적인 면을 최대한 살려서 건강 생활을 지속 시키고 화목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며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음주 문화를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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