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양화가 이상민씨(44)와 최성원씨(35)가 함께 개인전을 마련한다.

 동국대학교 미술학과 출신이라는 점과 구상화를 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진 이들은 17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 2전시장을 두개의 공간을 나누어 각각 개인전을 마련한다. 개막식 17일 오후 6시30분.

 ○"울산미술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상민씨는 이번 전시회에는 〈신불산에서〉라는 제목의 150호에 이르는 큰 작품 1점을 비롯한 3~30호의 작품 15점을 내놓는다.

 그의 그림은 그야말로 풍경이다. 바다와 산이 주를 이룬다. 사람은 물론이고 집조차 등장시키지 않는 완전한 자연을 소재로 삼는다. 이번 전시회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신불산에서〉는 우선 크기에서 울산사람들의 가슴 속에 있는 신불산을 담아내기에 적절하다. 따뜻한 햇살이 내리 쪼이는 바위로 이어지는 능선에서 하나하나 착실하게 놓아간 붓질로 그의 성실함을 나타내고 있다. 〈정선에서〉 등 지난해 동료들과 함께 스케치 여행에서 얻어온 강원도 풍경이 몇점이고 대부분은 울산근교를 소재로 하고 있어 친근감을 준다.

 "정직하게 다듬은 그림 보다는 자연미가 강한 쪽으로 그리려고 노력한다"는 그의 말대로 그의 그림은 실경에서 조금씩 벗어나 작가의 해석과 감성이 더 많이 담기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손돈호 위덕대 교수는 그의 그림에 대해 "순간순간의 감정들을 빠르고 솔직하게 캔버스로 옮겨놓는 작업에 익숙하여 현장감을 생생하게 전달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계명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대구에서 첫 개인전을 가졌던 최성원씨가 울산에서 가지는 첫 개인전인 이번 전시회에는 울산시미술대전에서 우수상을 받았던 100호 크기의 〈상념〉을 비롯해 80호 2점, 20~30호 크기의 20여점을 내놓는다.

 구상화이지만 그의 그림은 관념적이다. 어떤 대상이든지 그 대상을 보았던 당시의 느낌과 색감을 버리지 않는다. 풍경이라는 것이 보는 시간과 감정, 날씨에 따라 무궁하게 다른 것을 어떻게 자신만의 독특한 표현법이나 색감에 맞추어 해석하겠느냐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결국 그림의 대상에 가장 충실하기 때문에 관념이 강한 그림을 만들어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누구나 한번쯤 보았을 법한 시골풍경 속에 자연에 대한 애틋함과 어린시절에 대한 그리움 같은 것을 물씬 담고 있다. 작품의 제목도 〈서곡〉 〈그리운 날〉 〈골목길 접어들 때에〉 〈여유로운 햇살에〉 등 추상적으로 잡고 있다.

 동국대 최영조 교수는 "그의 그림에는 어디에서도 정적이 감돌고 언뜻 보면 그 작품 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작가 자신의 색채나 생각들을 자기만의 화면으로 처리하는 것이 돋보인다"고 평했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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