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현장의 조기 영어교육에 대한 시각

 

3학년 시작 영어과정 연계에 필요
영어실력 향상 수업시간이 더 중요
저학년엔 놀이 중심 교수법 유용

소규모학교, 교재등 개발부담 커
원어민 보조교사등 늘릴 필요성
사교육비 부담 대비책 마련해야

울산은 올해 2학기부터 전체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원어민 영어 보조교사가 배치됐다. 원어민 보조교사는 전담교사와 함께 초등학교 3~6학년들을 대상으로 영어 수업을 진행한다. 전체 초·중학교에 영어 원어민 보조교사가 모두 배치되기는 울산이 처음이다. 그만큼 울산의 영어교육에 대한 교육적 여건이 대폭 향상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울산시교육청은 아예 사교육에 대한 영어 의존도를 공교육으로 모두 흡수하겠다는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영어 원어민 보조교사를 배치하는 인력 운용에 이어 연말까지 전체 초·중학교에 영어 수업만을 따로 전담하는 전용교실을 갖추는 시설 운용에도 나설 계획이다.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는 셈이다.

이처럼 초등학교에서부터 영어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1~2학년에게도 영어를 가르치는 게 교육적 효과가 있느냐, 아니면 부작용이 더 클 것이냐를 놓고 학교 현장에서는 여러가지 연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직접 영어를 가르쳐 보며 교육적 효과와 부작용 등을 알아보는 정책 연구시범학교다.

◇조기 영어교육 정책 연구학교

결론적으로 초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학교 현장에서 영어를 가르친 결과 교육적 효과가 높고 필요하다는 것이다.

울산에서는 지난 2006년 3월1일부터 2008년 8월31일까지 교육과학기술부가 3개 초등학교를 초등 영어교육 연구학교로 지정해 2년간 운영해 왔다.

옥서초등학교는 지도교사 유형에 따른 조기 영어교육의 효과에 대해 2년간 1~2학년을 대상으로 조기 영어교육의 효과를 연구했으며 두서초등학교는 소규모 농촌 초등학교의 1~2학년 영어 교육과정의 효율적 운영방안에 대해 정책 연구가 운영됐다.

또 문현초등학교에서는 영어 체험학습실 운영 프로그램을 개발·적용해 조기 영어교육의 효율화를 모색해 보는 정책 연구학교를 운영해 왔다.

이들 학교가 2년동안 조기 영어교육의 가능성을 타진한 결과 일부 연구학교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시작되는 영어 교육과정의 연계를 위해서도 1~2학년에게 영어를 가르칠 필요성이 있다는 결과를 내놨다.

또 다른 학교에서는 초등학생들의 영어 실력 향상과 영어에 대한 관심도 제고는 원어민 교사를 배치하는 것보다 영어를 가르치는 수업시간이 더 중요하다는 눈에 띄는 연구학교 운영결과도 제시했다.

이와 함께 학생 발달수준에 맞는 교육과정을 편성하면 초등 1~2학년 학생들도 영어를 쉽게 학습할 수 있으며 이들 저학년 학생들에게는 놀이·활동 중심의 교수·학습 방법이 유용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리고 영어체험 학습실 처럼 실생활 환경과 같은 상황에서 영어를 학습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효과적인 수업방법까지 자세히 설명했다. 또 다양한 영어활동이 영어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인다는 사실도 곁들였다.

이처럼 울산에서는 조기 영어교육 정책 연구학교를 운영한 결과가 한결같이 조기 영어교육에 힘을 실어주는 내용이 나왔다.

◇조기 영어교육 방향은

이들 3개 학교는 정책 연구학교 운영 결과를 토대로 조기 영어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놨다. 담임교사와 원어민 교사가 수업시간을 여러 형태로 배분해 정책 연구학교를 운영한 옥서초등학교는 담임교사 전담형, 원어민 주도형(원어민 80%, 담임교사 20%), 원어민·담임교사 공동 수업형(원어민 50%, 담임교사 50%) 등 3가지 유형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이 학교는 이들 유형 모두 학생들의 영어의 소통 능력에 많은 도움을 줬다며 원어민 교사의 확대 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규모 농촌학교의 영어 조기교육 과정의 효율적인 운영방안을 연구한 두서초등학교는 소규모 농촌학교는 원어민 영어 보조교사가 우선 배치돼야 하고 수업 개선을 위해 연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 학교는 소규모 학교에서 교재와 자료 개발은 교사에게 많은 부담이 되기 때문에 영어 보조교사와 전문인력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밝혔다.

이 학교도 결국에는 울산시교육청이 현재 각 학교마다 한 명씩 배치한 영어 원어민 보조교사 인력을 더욱 확대해야 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결과론적이지만 올해 2학기부터 전체 초·중학교에 영어 원어민 보조교사를 배치한 울산시교육청의 영어교육 정책방향은 바람직한 것으로 매듭지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영어 체험학습실 운영 프로그램 개발·적용을 통해 조기 영어교육 효율화 방안을 연구해 온 문현초등학교는 초등학교 영어교육의 연계과정을 위해 1~2학년에게도 영어과 교육과정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제언했다.

또 초등 1~2학년 영어를 전담하고 영어 체험학습시설을 운영할 영어 전담교사와 원어민 교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초등학교 1~2학년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서는 사교육비 부담이 늘어날 우려가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우려 섞인 결과도 나왔다.

1~2학년에게 영어를 가르칠 경우 영어 교육에 대한 중요성도 그만큼 커져 학부모들이 과도한 사교육에 매달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들 정책 연구학교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글=박정남기자 · 사진=김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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