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정황으로 미뤄 볼 때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기쁨을 만끽할 시간이 없을 것 같다.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에 걸쳐 산적해 있다. 울산의 경우만 해도 시민들 사이에 기대하는 바가 적지 않다. 대선 기간 동안 울산신항만 지원과 과학기술 분야 국공립대 설립, 경부고속철도 울산역 설치 등 주목할 만한 공약들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울산 중구의 국회의원선거이다. 중구 보선은 한나라당 정갑윤 후보가 당선됐다. 1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 중구 보선에서 정 후보가 5만3천797표를 획득, 국민통합 21의 전나명 후보를 1만8천여 표 차로 따돌린 것이다. 정 당선자는 자신의 당선과 관련, "중구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구민의 승리"라고 말했다. 그런데 걱정스럽다. 그가 중구발전을 위해 내세운 공약들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당시 정 당선자는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의 당선을 전제로 많은 공약을 제시됐다. 상권활성화도 그렇고, 교통흐름을 재편해 남구와 중구의 접근을 원활하게 하는 순환버스 운행도 그렇다. 어디 그 뿐인가. 그린벨트 해제로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개발을 유도해 중구를 21세기형 도시로 새롭게 재도약 시키겠다는 약속도 했다. 거기에 당명이 보태져 정 후보는 당선이 됐다.

 그러나 새 대통령이 그렇듯 정 당선자 역시 기쁨을 만끽할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다. "영광과 기쁨을 안겨 준데 대해 구민에게 감사 드린다"고 했지만, "살기 좋은 중구"를 만드는 일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국회의원으로서의 활동기간이 2년 정도 밖에 주어져 있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걱정이다. 그 뒤에는 다시 선거에 출마해 중구민으로 부터 재신임을 받아야 한다.

 다만 한가지 희망적인 것은 프로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정 당선자가 울산 출신으로 울산에서 학교를 졸업했고, 울산대학교 총동창회장과 울산청년회의소장, 경남지구 청년회의소회장, 경남 도의원 등을 역임한 전력이다. 대내외적 활동과 봉사자로서의 전력을 십분 활용하기에 따라 공약사항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우리의 시각이다. 국회의원에 당선되기 위해 중구 전역을 누볐던 열정으로 중구발전의 전향적 해법을 찾아, 실천에 옮기는 당찬 국회의원이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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