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 산업도시로서 그리고 생산도시로서 대한민국의 으뜸이 될 수 있는 것은 석유 및 화학 관련 업종이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울산의 석유화학 관련 시설들은 규모와 집중화 측면에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다. 그러다보니 좋은 점도 많지만 환경오염적인 측면에서는 다소의 어려움이 야기되기도 한다. 특히 다양한 대기오염물질이 여러 공장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여 석유화학공단의 대기질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현재 울산의 석유화학공단지역 아황산가스나 일산화탄소 농도는 일반지역보다 훨씬 높다. 아황산가스의 경우 석유화학공단지역의 측정지점에서의 농도가 시내지역 보다 거의 두 배 이상 높다. 그래서 석유화학공단지역을 대변하는 여천동과 부곡리 측정소에서 2007년도 봄철과 여름철에 측정된 아황산가스의 월간평균농도가 울산시의 대기환경 연간기준치인 0.015ppm 보다 높은 경우가 50%이상이었다.

또한 공단지역에서의 총부유분진 (TSP) 중 중금속 농도도 시내지역보다 높게 검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석유화학공단지역 중의 하나인 여천동 측정지점을 시내중심지인 신정동과 비교하였을 때, 2007년 4월의 경우 여천동 지역에서 중금속의 종류에 따라 시내지역보다 1.2배에서 많게는 2.6배정도로 높게 검출되었다.

현재 석유화학공단의 대기환경을 대변하는 측정소로는 여천동과 부곡동이 있다. 그러나 부곡동 측정소는 석유화학공단의 중심에서 다소 벗어난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석유화학공단지역의 대기질을 대표하는 데는 다소의 의문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가능하면 석유화학공단의 중심지역으로 측정소를 재배치하거나 측정소 한곳을 추가로 공단 중심지역에 설치할 필요성이 있다. 울산시의 입장에서는 공단의 중심에서 다소 벗어난 위치에서 대기환경을 측정할 경우 평균대기질 측면에서 유리할 수도 있겠지만, 공단의 대기질은 공단의 특성을 감안하여 독립적으로도 운영될 필요가 있다.

시내지역의 경우 울산시 대기환경기준치 보다 20% 이상 나은 대기환경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공단의 경우 아황산가스와 같은 특정 항목의 현 대기환경기준을 준수하는 것을 목표로 할 수 있다. 필요시 여러 사항을 검토한 후 아황산가스의 현 기준치보다 경우에 따라서는 특정기간 동안은 5~10% 정도 완화된 목표를 가지고 운영하면서 중단기적인 개선목표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경우 공단지역 대기환경 측정지점수를 늘려서 보다 자세한 모니터링 제도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 울산시 전체의 평균대기질을 계산할 때는 공단대기질의 영향이, 예를 들면, 30%이상 초과하게 하지 않는 등의 보정법 (Normalization)을 만들어 운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단, 이 경우에는 시내지역의 대기환경을 기준치보다 20%이상 향상시키고, 공단지역의 대기질이 현 기준치를 10%이상 초과하게 하지 않는 등의 전제조건 하에서 운영하도록 하면, 울산광역시의 행정당국도 공단지역의 측정자료로 인해 도시전체의 평균대기질이 떨어지는 현상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병규 울산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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