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디자인으로 행복도시 울산 만들자 - 5. 선진 유니버설디자인 노하우, 시민을 끌어들이다

▲ 오이즈미녹지 공원에는 유니버설디자인 개념을 이해하고 공원 안내 및 관리에 참여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있다. 사진은 가드너클럽 소속 자원봉사자들.
오이즈미녹지 공원 가드너클럽 등 9개 단체 활동

안내·관리·레크리에이션 등 다양한 부문서 맹활약

공원협회도 자원봉사자 교육 등 지원 아끼지 않아

일본 시즈오카현은 관에서 시민들의 참여를 끌어들이기 위해 유니버설디자인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 도시 전체에 유니버설디자인을 도입하면서 단차 하나의 높낮이를 결정하는 데도 노인, 장애인, 비장애인 등 다양한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이처럼 ‘유니버설디자인’이라는 큰 그림을 완성하기 위한 마지막 카드는 바로 시민이다.

유니버설디자인화의 성공은 시민들의 참여 활성화를 필수적인 요인으로 삼고 있다. 오이즈미녹지 공원 관리에 참여하는 자원봉사자들을 통해 성공 사례를 알아본다.

▲ 오이즈미녹지 공원에서는 노인이나 장애인 등이 공원을 편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원봉사자들이 있다.

“유니버설디자인으로 유명한 오이즈미녹지 공원, 비장의 카드는 바로 자원봉사자!”

일본 오사카 사카이시에 위치한 오이즈미녹지는 100㏊규모로 연간 250만명이 이용하는 대규모 삼림공원이다. 오이즈미녹지는 장애인, 노인, 어린이 등 누구나 즐기기 편한 유니버설디자인 도입으로 오사카 내 3000여개에 이르는 공원 중에서도 다섯 손가락안에 꼽힐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규모도 크고 방문자도 엄청나다보니 공원 관리에서 안내까지 손 갈 곳도 많다. 하지만 정해진 예산과 인력에서 모든 일을 처리해야 하니 일손이 딸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오이즈미녹지 공원은 지역민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 인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자원봉사자의 손길이 레크리에이션, 안내, 관리 등 오이즈미녹지 공원 운영 곳곳에 닫고 있다.

오이즈미녹지 공원이 시대의 요구에 따른 정비활동의 일환으로 유니버설디자인을 도입해 많은 이들의 발길을 끌었다면 그 발길이 끊어지지 않도록 유지하는 역할은 자원봉사자들이 맡고 있다.

오이즈미녹지 공원은 오이즈미 그린포토클럽, 가드너클럽, 오이즈미녹지 허브친구회, 연못 자연클럽, 휴식 원예회, 공작학원, 오이즈미 토토리회, I LOVE 오이즈미 그린자원봉사회, 양 사육대 등 9개 자원봉사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각 클럽은 비슷하면서도 특색있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각 클럽은 월 1회 또는 주 1회 등으로 시간을 정해 정기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총 300여명이 넘는데 70대 노인부터 20대 학생까지 연령, 성별 모두 다양하다.

여러 클럽 중 가드너클럽은 고령자나 장애인이 오이즈미녹지의 자연을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가이드 및 지원해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클럽의 회장이자 최고령자이기도 한 시오다(73)씨는 오이즈미녹지 공원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그는 “내가 사는 고장에 이렇게 멋진 공원이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라며 “오이즈미녹지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지역에 대해 공부하게 됐고 애정 또한 깊어졌다”고 말했다.

▲ 자원봉사자들이 공원을 찾은 관광객들을 위해 안내를 하고 있다. 오이즈미녹지 공원에는 이러한 봉사단체 9곳이 활동 중이다.
요코다(22)씨는 한 때 몸이 안 좋아 거동이 불편했을 때 선생님과 친구들이 그의 손과 발이 돼줬던 고마움을 갚기 위해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요코다씨는 “선생님과 친구들에게는 보답하지 못했지만 내가 받은 것을 누군가에게 돌려주고 싶었다”며 “장애인이나 노인들의 휠체어를 밀어줄 때 그들의 눈높이를 맞추고 이야기를 나눌 때 얼마나 즐거운지 모른다”고 말했다.

구아애(여·43)씨는 노인요양시설에서 근무했다. 그는 “노인들은 공원에 가는 걸 참 좋아하는데 그게 쉽지 않아 1년에 한 두번 정도의 방문에 만족해야 했다”며 “그 때마다 노인들의 공원 나들이를 도와주는 자원봉사자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마침 오이즈미녹지 공원에서 그런 활동을 한다길래 바로 신청했다”고 말했다.

오이즈미녹지 공원에서 활동하는 각 클럽은 기본적인 교육 외에도 자조모임을 만들어 자원봉사자로서의 자질을 키우고 있다.

각 클럽마다 오이즈미공원을 찾는 시민이나 관광객들에게 유니버설디자인을 도입한 곳에 대해 알려주고 체험할 수 있도록 설명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한다.

이 지역에서 30년 넘게 살고 있는 니시요카다(63)씨는 유니버설디자인을 도입한 오이즈미녹지 공원에 대한 애정을 넘어 자긍심을 갖고 있다. 니시요카다씨는 “1997년에 유니버설디자인을 도입한 만남의 정원이 생겼고 얼마전부터 계단을 없애는 등 정비작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유니버설디자인을 도입한 이후 노인, 장애인, 아이들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특히 가드너클럽은 장애인이나 고령자 등을 주로 상대하는데 마술이나 퀴즈게임을 실시하는 등 안내받는 사람들이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고민한다.

자원봉사자들의 이같은 열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오사카부 공원협회에서도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름 회원수 활동내용
오이즈미 그린포토클럽 26 공원을 정기적으로 촬영해 전시
가드너클럽 26 고령자나 장애인을 위한 가이드
오이즈미녹지 허브친구회 11 공원 내 허브재배 및 관리
연못자연클럽 150 공원 내 연못 생물 관찰 등 환경학습 지도
휴식원예회 122 원예활동 지원
공작학원 22 아동 및 청소년 공작활동 지원
오이즈미 토토리회 20 공원을 즐길 수 있는 이벤트 기획, 실시
ILOVE오이즈미 그린자원봉사 수시 활동 공원내 환경 정화
양 사육대 5 공원에서 사육하는 양 3마리 관리

오사카부 공원협회는 초창기 자원봉사자는 매달 2차례씩 열리는 기본소양교육과 실습강좌 등에 총 1년6개월동안 참여해야 했지만 지금은 이론과 현장 및 체험활동 등 4번의 강좌만 들으면 바로 활동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간소화했다. 더 많은 지역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또 오이즈미녹지 공원 관리사무소에서도 공원 관리 또는 레크리에이션, 자원봉사자의 자세 등과 관련한 여러 전문가를 초청해 특강을 마련, 자원봉사자들이 더 나은 봉사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오이즈미녹지 공원 관리사무소 도바시 담당자는 “협회나 사무소에서 각종 정책을 펼치지만 완벽할 수는 없다”며 “자원봉사자들은 시민과 같은 입장에서 우리가 놓치는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써주고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말했다.

글=홍은행기자 redbank@ / 사진=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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