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화마을 출사여행

▲ 부산 문현동 안동네 벽화마을 전경. 아늑한 집과 풍선, 재미있는 놀이동산 등 아이들 눈높이에 어울림직한 벽화작품 47개가 마을 구석구석에 숨어 있다.
겨울 끝자락이다. 아니다. 입춘도 지났으니 봄의 전령사 머릿꼭대기가 살짝 보이는 시기라고 하는 것이 좋겠다.

겨울과 봄 사이에 어정쩡하게 걸쳐있는 시기라서 인지 그만큼 눈요기 거리가 많은 것 같다.

아침 논밭 위에 앉은 서리가 햇빛을 받아 스르르 녹아가며 내는 눈부신 광경을 보고 있으면 핸드폰이라도 꺼내서 찍어두고 싶다. 또 학교갈 준비를 마친 아이들의 새 것 티가 팍팍 나는 가방과 설레기도 하고 두려워하는 것도 같은 아이들 표정 역시 사진으로 담아뒀다 나중에 놀리듯 꺼내 보여주고 싶다.

이렇듯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순간이 너무나 많다. 셔터를 누르고 남는 사진 하나하나가 나의 소중한 역사가 되고 그 날의 기록이 된다.

요즘 젊은층은 디지털카메라 하나쯤 다 갖고 있다. 또 이를 적극 이용해 주변 인물이나 자연, 건물 등 다양한 소재들을 찾아 찍고 자신들의 생각을 정리하기도 한다.


그런 사진 마니아들이 출사(야외로 나가서 사진을 찍는 일) 명소로 즐겨찾는 곳이 있다.

바로 부산시 남구 문현동 안동네 벽화거리와 동구 범일동 안창마을이다.

이 두 곳은 시의 공공미술 정책에 따라 많은 자원봉사자와 지역민, 각종 단체 등의 도움으로 ‘산동네’라는 기존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벽화마을’이라는 새로운 별칭을 얻은 곳이다.

빌딩숲에서는 보기 힘든 색다른 풍경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많은 사진 마니아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주말은 노천 미술관인 이 두 곳을 찾아 사진도 찍고 추억도 남기는 것은 어떨까.

글·사진=홍은행기자 redbank@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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