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돼지 오줌통에 16강의 꿈을 담는다」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를 100일 앞둔 오는 20일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와 한국팀의 16강진출에 대한 바람을 담아 전국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 이색 축구경기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와 각 지역 축구협회의 연계아래 지역별로 토속적인 정서를 담아 기획된 이번 행사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축구공 대신 돼지 오줌통으로 경기를 하는 제주도.

 제주 서초등학교와 화북초등학교의 축구선수들은 제주시 근로청소년회관 운동장에서 20세기 초반 국내에서 공인구(?)였던 돼지 오줌통으로 전후반 각각 15분씩 8대8 경기를 한다.

 뿐만 아니라 이날 경기에서 선수들은 유니폼으로 한복을 차려입고 축구화 대신 고무신을 신고 뛰게 돼 20세기 초반 제주도 민중들이 즐겼던 축구를 100년만에 복원하는 셈이 됐다.

 한가지 문제는 돼지들이 개량을 거듭하면서 오줌통이 옛날만큼 두껍지 못한 나머지 경기 도중 터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에 따라 주최측이 30분짜리 2경기를 위해 오줌통 7~8개를 준비할 계획이다.

 또 강릉에서는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지역의 3개 농악대가 두팀으로 나눠 짚신을 신고 농악대 복장을 한 가운데 새끼로 만든 공을 차며 선조들의 일상과 함께 했던 「원시축구」를 재현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첨단 과학과 행정의 도시 대전에서는 한국과학기술원과 정부청사의 직원들이 경기를 갖게 되며 국제공항 소재지이자 항구인 인천에서는 항공기 승무원들과 선박선원들이 「중립지대」인 땅에서 만나 자웅을 가릴 예정이다.

 또 여성축구가 활성화된 울산에서는 서부구장에서 8개팀이 참가한 가운데 「아줌마축구대회」가 열리며 대구에서는 지역 출신 원로축구인들이 모여 친선경기를 갖게 되는 등 각 지역별로 다양한 경기들이 마련 돼 100일 앞둔 월드컵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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