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울산의 자전거 이용시설, 무엇이 문제인가
남·중구 도로 불법 점용 등 실제 이용 불가능 구간 많아
곳곳에 단차·보행 겸용 등 안전사고 발생 위험도 상존

▲ 자전거 이용자가 인도위 자전거도로에 설치된 버스승강장을 피해 운전하고 있다.

현대중 등 자출족 많은 동구 자전거도로 12.2㎞에 불과

생태도시를 만들기 위한 울산시의 자전거도로 확충, 자전거타기 권장 등의 노력으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증가하고 있으나, 자전거를 안심하고 편안하게 탈 수 있는 환경은 아직 미흡하다. 특히 자전거 도로간 네트워크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통행에 불편을 주거나 도로 단절, 비현실적인 설계로 안전을 위협하는 등 자전거족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 1998년 ‘자전거 이용시설 정비 기본계획’을 수립하며 자전거 이용시설을 확충하고 있지만 여전히 문제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울산의 자전거 도로는 총 98개 노선에 총연장 154.5㎞이며, 자전거 전용도로는 5개 노선 13㎞, 보행자 겸용도로는 96개 노선 142㎞이다. 이 가운데 통행에 불편을 주는 단절 구간은 총 25㎞ 구간 127곳이다. 잦은 단절로 자전거족들은 차도를 이용할 수 밖에 없으며, 자전거를 위한 교차로와 미끄럼 시설 등의 부족으로 자전거 이용자들은 불편을 겪고 있다.

▲ 자전거 전용로가 설치되어 있지만 자전거를 타고 도로 횡단시 안전장치가 미흡해 사고위험이 상존한다.
시내 도로는 재포장 등으로 인해 경계석과 단차가 생겨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사고 발생 위험도 높다.

또 자전거가 다니기 어려운 비탈길이나 좁은 도로폭 등 비현실적으로 설계된 곳과 관리 소홀로 인한 안전상 문제, 갑자기 좁아지는 병목구간과 지장물 등으로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울산지역 자전거 이용시설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각 구·군별로 살펴보자.

◇단절 구간 많은 남·중구

남구는 울산지역 5개 구·군 가운데 자전거도로 연장은 가장 길지만 도심 내부의 자전거도로는 대부분 보행자와 겸용으로 사용되고 인근 상업시설의 불법 점용, 불법주차, 단절 등으로 실질적으로 이용 불가능한 구간이 많다. 이 때문에 자전거 이용자가 느끼는 자전거도로 만족도는 매우 미흡하다.

또 태화강변 자전거도로 이용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남북을 연결하는 주요 교량에는 자전거도로 전용링크가 설치되지 않아 자전거족들의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태화강 둔치와 북부순환도로가 위치한 중구는 자출족(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다고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자전거 도로간의 연계가 부족하고 전체 자전거도로의 65%가 블록형 도로로 되어 있다보니 파손이나 블럭 변형에 따른 불편함을 안고 있다.

또 현대자동차 직원들의 주요 출퇴근길인 강변북길은 보행로와 분리가 돼 있지 않고 교차로 등으로 인한 단절구간이 많아 자동차 도로를 이용해야 하는 등 안전상의 문제가 존재하고 있다.

특히 태화강 남·북을 연결하는 교량부분에서는 남구와 마찬가지로 자전거도로가 이어지지 않아 자전거족들의 안전사고 위험이 도사린다.

◇자전거도로 비율 적은 동구·울주군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등 근로자들의 자전거 출·퇴근률이 높은 동구의 자전거도로는 전체 간선이나 보조간선기능도로의 24%인 12.2㎞에 불과하다. 이는 중구 49%와 남구 31%, 북구 30%에 비해 미약한 수준이다. 현대중공업 앞 2.1㎞ 구간은 자전거 전용도로가 설치돼 있지만 보행자 겸용도로이며, 운영중인 나머지 10.1㎞ 구간은 전체적으로 노선폭이 협소해 보행자와 자전거이용자 모두 불편을 겪고 있다.

이용자수와 잠재적인 수요를 고려하면 단절된 방어진순환도로의 연결과 도로다이어트 등을 통해 적정 폭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울주군은 도로연장대비 약 7%인 18.8㎞의 자전거도로가 설치돼 있었다. 하지만 서로 연계가 되어 있지 않아 실질적으로 자전거도로는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상북로의 전용구간은 별도의 보도 없이 설치돼 있어 실질적으로 보행자겸용도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

◇폭 좁은 자전거도로 북구

산업로와 아산로, 염포로 등 총 34.9㎞의 자전거도로가 조성된 북구는 동천강과 태화강을 이용해 현대자동차로 출·퇴근하는 자출족이 많고, 타지역에 비해 트스콘·아스콘으로 포장된 도로가 많아 주행성도 높다. 하지만 염포로의 경우 양방향으로 자전거도로가 조성돼 있으나 인근 상업시설의 자전거도로 점용, 불법주정차, 적치물 등으로 이용 상의 문제가 있었다.

글=이왕수기자 / 사진=김동수기자
■ 구·군별 자전거도로시설 문제점

  자전거도로 길이 단절(개소) 지장물 파손 병목구간
남구 52㎞ 78 78 42 44
중구 37㎞ 29 46 9 16
북구 35㎞ 13 12 8 9
동구 12㎞ 5 1 없음 없음
울주군 19㎞ 2 3 없음 3
155㎞ 127 140 59 72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