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영취산의 오월-청수좌골(끝)
숲속길·억새평원·암릉 이어지는 코스
봄 떠나지 못한 봄꽃들의 ‘군무’ 볼만

▲ 은백의 포말을 쏟아내는 계곡수의 요란한 굉음 옆으로 일찌감치 핀 분홍빛 철쭉꽃. 5월 청수골 계곡의 아침은 봄기운이 아직 가득하다.
이제 겨우 늦은 봄을 맞이한 5월 청수골 계곡의 아침풍경은 싱그러운 봄 기운으로 가득하다. 여름이 성큼 다가온 듯 신록이 짙은 계곡에는 은백의 포말을 쏟아내는 계곡수의 굉음이 요란하고, 일찌감치 핀 분홍빛 철쭉꽃이 계곡을 단장하고 있다.

계곡의 맑은 물소리와 초록의 숲속 정취가 신선한 산행길을 열어준다. 영취산 청수골 코스는 조용한 숲속길과 광활한 억새평원 그리고 조망이 빼어난 암릉으로 이어지는 코스이다. 산행방향은 청수좌골-억새평원-영취산정상-함박재-중앙능선(또는 청수좌골)로 하산하는 원점회귀 코스이다.

▲ 설앵초
산행 들머리는 파래소폭포로 가는 도중에 청수골 펜션 뒤편으로 들어가서 계류를 건너기 전 왼편(청수좌골)으로 오른다. 계류 건너편은 하산할 때 내려오는 방향(중앙능선 또는 청수좌골)이다. 활엽수가 울창한 숲길로 들어서면 계곡의 물소리가 더욱 우렁차게 들린다. 우측에 깊은 계곡을 두고 산허리길로 오른다. 비교적 완만한 숲속길이라 그다지 부담없이 오를 수 있다.

발길이 뜸한 고즈넉한 숲길이다. 영취산 정상아래 억새고원에 이를 때까지는 완만하게 숲길로 이어진다. 즐비하게 선 굴참나무들이 까마득히 솟아 있고, 가끔 키 큰 돌배나무가 화사하게 하얀 꽃을 피우고 있다. 등산로 옆에는 구슬붕이 둥굴레 양지꽃 등등 보라색 노란색 작은 풀꽃들이 앙증맞은 자태로 고개를 들고 있다.

늦은 오월의 신록은 정상까지 타고 올랐다. 정상으로 치닺는 신록은 봄의 승천이다. 정상에는 늦은 봄이라

▲ 병꽃나무
이제서야 나무가지마다 움트 싹이 돋아 몸을 감싸안고 있다. 어느새 억새평원에 다다른다. 대평원에서 불어주는 봄바람이 온갖 시름이 날려 보낼 듯 시원스럽다.

드 넓은 억새밭 너른 길을 따라 언덕을 오르면 우측에 긴 돌무더기가 있는 단조산성을 지난다. 단조산성에는 누군가 정성스레 쌓아놓은 돌탑이 있는 풍경이 이색적이다. 억새밭길 옆에는 앳띤 보라색 설앵초 꽃들이 아직 봄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영취산 정상에 오르면 북쪽의 광활한 억새평원과 남쪽의 험준한 암릉이 펼쳐지는 풍광은 언제봐도 장엄하다. 영취산정상 곳곳에 울긋불긋 철쭉꽃이 화사하게 피었다. 산정에서의 늦은 봄 풍경은 찾는 이들에게 탄성이 절로 나오게 한다.

철쭉꽃 너머로 펼쳐지는 광활한 억새평원의 풍광에 발길이 멈춰진다. 산행방향은 남쪽 능선이다. 영취산 남릉은 함박재-죽밧등-시살등-오룡산까지 능선으로 이어지는데 깍아지른 절벽과 준봉들이 솟은 암릉으로 조

▲ 돌배나무
망이 빼어난 코스이다.

거칠고 때로는 올망졸망한 암릉을 오르내리는 긴 능선길은 걸음마다 머물고 싶은 훌륭한 전망대가 되어준다. 통도사가 내려다 보이는 시원스런 풍광 또한 일품이다. 하산방향(원점회귀)은 남쪽편 긴 암릉에 이어 함박재(백운암갈림길)를 지나 중앙능선 방향을 택한다 (함박재 가기전 내려가는 길도 있음). 중앙능선은 함박재(백운암갈림길)를 지나 5분쯤 가서 ‘ㅓ’ 갈림길에서 직진방향이다. 곧 전망바위가 나타나고 능선길로 하산할 수 있다.

▲ 노랑제비꽃
□산행길에 만나는 야생화

5월초 산중턱에 여기저기 하얗게 수 놓았던 산.나무 그리고 복사꽃이 지고 난 산은 어느새 신록으로 옷을 갈아 입었다. 이른 봄에 피었던 야생화들도 싱그러운 초록색 잎으로 대신한다. 산기슭 곳곳에는 철쭉이 화사하게 꽃을 피워 장관을 이룬다.

정상으로 오르는 숲속에는 키 큰 돌배나무도 이제야 하얀 꽃을 피워 꽃비를 떨구고 있다. 영취산 정상은 봄꽃들의 향연장이다. 울긋불긋한 철쭉꽃의 군무는 등산객들의 가슴까지 뜨겁게 불태운다. 드넓은 산정의 억새풀밭에는 노랑제비꽃들이 여기저기에서 올망졸망 모여 시선을 사로잡는다.

보라색 설앵초꽃도 앳띤 표정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설앵초는 고산지대에 피는 야생화로 낮은 산 숲속에 피는 큰앵초와는 다르게 꽃과 잎이 작다. 영취산 남쪽능선 등산로에는 곳곳에 분홍색 철쭉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화사한 봄산행길을 단장해 준다. 영남알프스 인근의 철쭉꽃 산행지로는 영취산 가지산 신불산 정족산 천성산 등등.. 어느 산을 가더라도 철쭉꽃이 산행길을 즐겁게 하고 있다.

□원점회귀산행코스

청수좌골-억새평원-영취산정상-영취산남릉-함박재-갈림길-중앙능선-원점회귀 10km 6~7시간

□산행들머리

배내골 계곡에서 파래소폭포로 가는 길에 청수골펜션 마당 왼쪽으로 들어가서 돌담길로 가다가 계류를 건너기 전 왼쪽 길(청수좌골)로 오른다.

▲ 오의석 <영남알프스 하루산행> 저자

오의석 <영남알프스 하루산행>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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