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권양숙 여사, 손 맞잡고 오열

여야 지도부와 전직 대통령 등 정치권  인사들은 29일 서울 경복궁 앞뜰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영결식에 참석, 고인의 영면을 기원했다.
    영결식에는 이명박 대통령 내외와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한승수 국무총리, 김형오 국회의장,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민주당 정세균 대표,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이들은 영결식 도중 때로는 눈물을 흘렸고, 때로는 눈을 감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굴곡 많았던 노 전 대통령의 정치인생에서 걸었던 길이 같든, 달랐든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을 바라보는 이들의 얼굴에는 슬픔과 비통함이 가득 배여 있었다.
    오전 11시께 무궁화 대훈장을 앞세우고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을 모신 영구차가  영결식장으로 들어서자 정치권 인사들은 모두 기립해서 영구차를 맞이했다.
    이어 빈농의 아들에서 인권변호사로, 민주투사에서 국회의원,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고인의 약력이 소개되자 이들은 가슴 속에 오롯이 남은 고인과의 추억을  되새기듯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이자 동반자였던 이해찬 전 총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비서관 출신인 백원우.서갑원 의원과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등도 고인의 곁을 마지막까지 함께 했다.
    이들은 통곡하며 흘러내리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고, 비통함을 참기 위해 눈을  꾹 감기도 했다.
    수염을 깎지 않은 채 초췌해진 모습으로 영결식장에 참석했던 백 의원의 경우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듯 이명박 대통령이 영정 앞에서 헌화를 하자 "사죄하라"고  소리쳤고, 이에 경호관들이 백 의원을 제지하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전직 대통령 자격으로 장의위원회 고문단에 포함된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도 영결식에 참석,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두 전직 대통령은 침통하고 무거운 표정으로 영결식장 귀빈석에 나란히  앉아있다가 차례로 노 전 대통령 영정 앞으로 나아가 헌화를 하고 영면을 기원했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헌화, 분향을 마친 뒤 휠체어를 탄채 권양숙 여사와 건호, 정연씨 등 유족에게 다가가 위로의  뜻을 전달했다. 
    이에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애써 침착한 표정을 유지하던 권 여사는 끝내  울음을 터트렸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권 여사의 손을 맞잡고 오열했다.
    공동 장의위원장인 한승수 총리와 한명숙 전 총리의 조사가 진행되자 영결식장 곳곳에서는 북받쳤던 비통함을 이기지 못한 듯 울음소리와 탄식이 터져 나왔다.
    한 총리는 "고인께서 그토록 열망하시던 화합과 통합을 반드시 실천하고 세계  속에 품격있는 선진일류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제 생전의 무거운 짐, 모두 내려놓으시고 편히 영면하시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흐느끼며 조사를 읽어 내려간 한 전 총리는 "님을 지키지 못한 저희의 무력함이 참으로 통탄스럽다"며 "생전에 그렇게 하셨던 것처럼 분열로 반목하는 우리를  화해와 통합으로, 대결로 치닫는 민족간의 갈등을 평화로 이끌어 주시고, 쓰러져가는 민주주의를 다시금 피우게 해주십시오"라고 말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애도와 안타까움의 뜻을 표명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은 병원 진료차, 노태우 전 대통령은 와병 중인 관계로 영결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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