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불산 관광개념 정립할 때

개발보다 자연보전에 역점을

▲ 윤석 울산생명의숲 사무국장
‘허영호훈련등산로, 박영석훈련등산로, 오은선훈련등산로, 울산이상호마칼루원정훈련등산로’ 신불산에 ‘명품등산로’가 생겼으면 한다. 신불산이 ‘산악인을 위한 명품’관광개발을 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요즘 우리나라 산악인들이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박영석대장의 그랜드슬램 달성, 여성으로 유럽최고봉 14좌 최초등정을 위한 오은선씨의 도전, 울산의 이상호대장을 비롯한 산악인들의 마칼루(8463m) 정상 정복 등이다.

이는 영남알프스 중에서 신불산을 포함한 국내외 산에서 열심히 훈련한 결과다. 신불산에 해외원정대가 훈련할 수 있는 ‘명품훈련코스’와 기반시설이 갖춰진다면 다른 지역의 해외원정팀도 유치를 할 수 있게 되고, 등정에 성공하면 그 길을 ‘명품훈련코스’임을 널리 알려 일반인들도 전문산악인이 걸었던 ‘명품길’을 찾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해외원정팀과 산을 즐기면서 타는 마니아를 위한 코스를 개발하거나 기반시설을 갖추고 일반인들을 위해서는 등억온천과 자수정동굴나라 일대에 ‘산악인축제’를 열어서 ‘해외원정팀별 장비 전시’와 국제세미나, ‘전문산악인 등반기술전수’ 등을 체험하게 한다. 그리고 일반 동호인들도 야영대회, 산행 경연 등에 참여하게 하고, 또 국내 산악용품 회사 상품전시, 신제품 발표 및 할인판매 등 즐기는 축제를 통해 오래 머물게 해야 한다.

이때 나온 자료를 모아서 전국 최초의 ‘한국산악박물관’을 만들어 시민들이 산에 대해 전반적으로 체험할 기회를 갖게 한다. 이는 전국 산악인들이 머물 수 있는 거점이 될 것이다. 더 나아간다면 공룡발자국, 반구대 암각화, 정족산 무제치늪 등 자연사적인 역사가 깊은 울주군에 ‘자연사박물관’을 시민과 시민단체가 함께 유치운동을 벌여서 등억온천지구에 설립하고, 주변 관광지와 연계하는 방안도 ‘명품울주’ 만들기에 지름길이자 체험관광의 정점 역할을 하기에 손색이 없을 것이다.

곧 경부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서울에서 2시간 만에 와서 1시간여 걸쳐 케이블카를 타고 1시간 뒤에 경주, 부산으로 가버리게 하는 관광행태는 구시대적인 발상이라 여겨진다. ‘짧게 가고 길게 놀자’라는 양산스키장에서 내건 광고 문구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관광은 빨리 와서(경부고속철도 개통) 길게 놀고 자고(숙박형 관광)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은 기본적인 상식이다.

우리는 이미 국도 24호선 가지산터널이 개통되면서 상북, 언양일대 식당에서 장사가 안 된다는 아우성을 들었다. 이제 2010년말 경부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이동이 쉬워져 ‘관광활성화가 될 것이냐?’, ‘스쳐지나가는 정거장이 될 것이냐?’는 지금부터 관광개발개념을 어떻게 잡고 가느냐에 달렸다고 할 것이다.

신불산은 경부고속철도와 고속도로에서 보면 병풍처럼 펼쳐진 알프스의 모습 그대로다. 경관을 훼손하는 일은 어떠한 개발이익으로도 채우기 힘들기에 지금까지 보전되어 왔다. 또 등억온천지구에서 오르면 공룡능선 칼바위가 태초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한 채 온전하게 살아 있다. 생태자연도 1등급인 이곳은 어떠한 개발도 할 수 없는 곳이다.

‘녹색성장과 지속가능한 개발’을 고민하는 시대에 ‘본전까지 허무는 케이블카를 놓을까 말까’에 대해 ‘당장 한다는 것은 아니고 언젠가 하면 어떨까?’ 하는 식의 ‘여론 떠 보기’는 논란만 부채질할 뿐이다. 그 보다는 지금은 후손들에게 인정받고 지역의 경제발전을 도모하면서 신불산을 온전히 보전하는 방안이 무엇인가에 대해 산악인들과 대화를 나눌 때라고 본다. 이 제언이 ‘명품울주’를 만드는데 작은 거름이 되었으면 한다.

윤석 울산생명의숲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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