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돔시즌이 끝나가고 있다. 기필코 이번 시즌에는 대물 감성돔을 만나거나 마릿수 타작을 한번 해야겠다고 다짐했던 낚시꾼들에게는 아쉬운 시간이다. 가거도나 거문도, 여수권, 통영권 등지서도 빈약한 조황소식만 들려오고 있다. 하지만 원도를 가지 않고도 울산권에서 짭짤한 손맛을 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최근들어 각광을 받기 시작하고 있는 배낚시는 어자원의 고갈로 인해 갯바위낚시가 허탕을 치는 횟수가 잦아지면서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울산지역 인근에서는 경북 월성원자력발전소 온수배출구에서의 배낚시가 꾸준한 조황을 보이고 있다.

 배낚시는 갯바위나 테트라포트에서 공략하기 힘든 포인트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점과 조황이 시원찮을 경우 언제든지 이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만큼 조과도 짭짤하다. 빈손으로 돌아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반면 비용은 다소 비싼 편이다. 선박을 통채로 빌려 6시간씩을 이용하는데 기본 20만원이다. 승선인원이 5~6명인 점을 감안하면 1인당 5만원 가량인 셈이다.

 월성원자력발전소 주변에는 사시사철 배출하는 배출 온수 덕분에 테트라포트 주변에 훌륭한 어장이 형성돼 있다. 붙박이 벵에돔에서부터 감성돔, 숭어, 게르치, 망상어 등에다 계절별로 회유 어종까지 얼굴을 드러내 다양한 손맛을 전하는 "꿈의 구장"으로 낚시꾼들 사이에서는 통한다.

 월성원자력발전소에서는 한달에 한번꼴로 인근 주민들에게 테트라포트를 개방, 낚시를 할 수 있도록 할 뿐이어서 애타는 낚시꾼들이 대안으로 찾아낸 것이 배낚시이다. 발전소측에서 접근하지 못하도록 표시해 놓은 부표 가까이 접근해 배를 고정시키고 낚시를 한다. 발전소 인근 경주시 읍천부두에서 하루 2차례 출발한다. 소형선박 5척이 쉴새 없이 오간다. 오전에는 해뜨기 전에 대부분 출발하고 오후 물때를 노리면 점심을 먹고 난 뒤 다시 출발한다.

 출발전 해양경찰이 신원과 승선인원을 확인한 뒤 출항을 허용한다. 정원을 넘어선 승선은 아예 있을 수 없다. 찾는 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주말에는 한달이상 예약이 밀려있다고 한다.

 10여분이면 포인트에 도착해 낚싯대를 드릴 수 있다. 선장마다 각자 선호하는 포인트가 있으며 포인트별로 선장이 안내하는 채비나 수심을 맞추면 된다.

 감성돔 채비면 다른 어종도 함께 낚을 수 있다. 원도나 테트라포트 등지서 하는 채비와 별반 다르지 않다. 먼 바다를 바라보고 하는 낚시와 테트라포트를 거꾸로 바라보는 방향의 차이 뿐이다. 여기다 테트라포트에서 20~30m 지역에 포인트를 형성해 밑밥을 투여할 수 있는 장점이 더해진다.

 원줄 2.5~3호, 목줄은 1.5호면 무난하다. 찌는 물흐름이나 바람, 잡어 공격 등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기는 하지만 0.5 1호면 적당하다.

 수심이 테트라포트에 가까울 수록 얕고 평균 6~8m 수심층을 많이 공략한다. 이때 조심해야 할 점은 정숙이다. 물과 배, 사람의 움직임 소리가 그대로 물속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이같은 배낚시의 단점을 피하는 요령은 다소 거리를 두고 밑밥을 투척해 포인트를 형성하는 것이다. 10m 이상의 거리에 던진 후 조류에 맡겨 흘려보내면 된다.

 이곳을 자주 찾는 한 낚싯꾼은 "복어와 감성돔이 활동하는 수심이 비슷하기 때문에 복어의 입질을 받으면 수심은 적당한 것으로 판단하면 된다"고 말했다.

 동행한 낚시꾼들이 배의 한 방향에서 낚싯대를 던지기 때문에 다소 엉키기도 한다. 일정하게 간격을 유지하는 것이 방법이다.

 주로 올라오는 어종은 감성돔과 벵에돔. 벵에돔이 마릿수는 나은 편이다. 1인당 3~4마리는 기본. 온수를 배출하지 않는 날은 조황이 좋지 않은 편이다. 씨알도 벵에돔은 20~30㎝가 주로 낚이고 감성돔은 30~40㎝가 주류를 이룬다. 보너스로 팔뚝만한 숭어나 감성돔과 비슷하게 생긴 망상어가 올라 오기도 한다. 바닥층을 훑을 경우에는 게르치도 모습을 보인다.

 해가 뜰 무렵인 7시부터 오전 10시 사이가 가장 입질이 왕성하고 오후에는 해질무렵에 한차례 입질이 쏟아지기도 한다. 학공치나 복어 등 잡어의 성화를 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크릴새우 외에 깐새우를 준비한 것도 좋다. 수온이 높아 고기들의 움직임이 활발하기 때문에 시각적이면서 냄새가 짙은 참갯지렁이(홈무시)도 잘 듣는다.

 한낮이 되면 기온이 올라가지만 아직까지 아침 저녁에는 바람이 차갑다. 보온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다소 몸의 움직임이 불편하더라도 여러 겹을 입고 가 기온이 옳라가면 벗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각별히 유의할 점은 구명조끼를 반드시 챙겨가야 한다는 것이다. 바다날씨는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 어렵고 위급상황을 맞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 배멀미가 심한 사람은 미리 약을 먹거나 붙이는 멀미약을 준비해야 한다. 평상시에 멀미를 잘 하지 않던 사람도 오랫동안 배 위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준비를 해야 한다. 특히 끼니를 거른 뒤에는 멀미는 더 심하다. 최석복기자 csb736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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