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 창피해요, 이 나이에 뛸려니..”
 22일 전국체전 핸드볼 경기가 열린 대전 충무체육관에서는 꽁지머리를 한 낯익은 선수 한명이 눈에 띄었다.
 이제는 서울시청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여자핸드볼 스타 임오경(38) 감독이 깔끔한 정장 대신 빨간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볐다.
 2007년 1월 일본팀 히로시마 메이플 레즈에서 은퇴했던 임오경은 서울시청 감독을 맡으면서 감독 겸 선수로 등록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부담스러워할까봐 그동안 코트에 나서지 않았던 임오경은 주전 강지혜가 손가락 골절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되자 이날 드디어 코트에서 뛰기로 결심했다.
 임오경은 “우리팀 선수들이 부상이 많아 한달 반 전부터 체력 훈련도 하고 전국체전을 준비해 왔다”며 “오랜만에 운동을 하니 목디스크가 재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용인시청과 경기에 후반전부터 뛴 임오경은 센터백과 레프트백을 오가며 주로 볼을 공급하는데 주력하다가 2분50초를 남기고 용인시청의 추격에 쐐기를 박는 득점도 성공했다.
 강팀 용인시청을 34-33으로 꺾고 첫 승리를 올린 임오경은 옛날로 돌아간 듯 선수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기뻐했다.
 임오경은 “전국체전은 1993년 한국체대를 우승으로 이끈 뒤 16년만에 출전이다”며 “코트에서 뛰기 위해 준비했으니 남은 경기에도 출전해 꼭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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