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요인·스트레스가 젊은층 흰머리의 주원인

술·담배·약물노출 등 나쁜 생활습관도 거들어

갑상선기능 저하·악성빈혈·당뇨도 원인될수도

흰머리는 자연스런 노화과정의 하나다. 대체로 흰머리는 40대 이후 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연령층에서 조발백모, 일명 새치라고 부르는 흰머리가 늘어 고민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 30대 이전에 흰머리가 나타나는 것은 유전적 요인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모가 모두 흰머리인 경우 자식도 흰머리를 가지게 될 가능성이 높고, 부모의 흰머리가 일찍 나타난 경우 자식의 흰머리도 빨리 생길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는 대부분 정신적 스트레스가 흰머리의 주 원인으로 꼽힌다. 스트레스는 혈액 순환을 나쁘게 하고 모근에 영양 공급을 차단해 흰머리가 나게 만든다. 특히 직장인들의 경우 일을 제대로 처리하려는 조급성이 스트레스를 키워 흰머리가 생기기도 한다.

울산대학교병원 피부과 서호석 교수는 “신경을 많이 쓰거나 정신적 충격을 받는 경우 체내 부교감신경 말단부에서 아드레날린과 같은 호르몬이 분비돼 모근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을 수축시켜 흰머리를 만든다”며 “다만 유전적 요인이나 스트레스도 별로 받지 않는데도 갑작스럽게 흰머리가 많이 생길 경우에는 갑상선기능 저하증·악성빈혈·당뇨병 등 자가면역 질환이 동반될 수도 있어 전문의의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신적 스트레스와 함께 신체적 스트레스·술·담배·약물 노출 등 나쁜 생활습관은 뇌하수체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준다. 또 두피의 원활한 혈액 순환을 방해해 모근에 존재하는 멜라닌 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려 흰머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불행히도 노화과정의 일부인 흰머리에 대해 아직 검증된 의학적 치료법은 없다. 다만 질병에 의해 2차적으로 발생하는 경우엔 병이 나으면 다시 검은 머리가 나기 때문에 일단 원인질병 치료가 우선이다.

흰머리를 뽑으면 2개씩 생긴다는 속설은 근거가 없다. 두피의 모공 한 개에서 평생 나는 머리카락 개수는 25~35개 정도다. 흰머리를 뽑아도 모근은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한 번 흰머리가 생기면 뽑아도 다시 검은색 머리가 생기기는 힘들다. 늘어나지는 않지만 마구 뽑으면 탈모로 이어질 수 있다.

서 교수는 “빗이나 손가락 등으로 머리카락 밑부분을 자주 만져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머리를 감을 때 린스로 충분히 헹궈 머릿결을 부드럽게 하는 게 필요하다”며 “규칙적인 운동과 명상,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통해 스트레스는 곧바로 해소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어 “너무 잦은 염색은 모발을 손상시킬 수 있고, 두피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며 “야채와 해조류, 고칼슘 함유 음식, 콩, 칼슘, 양질의 동물성 단백질을 평소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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