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의 이국적 매력

▲ 입춘을 지나면서 남쪽지방은 이른 봄소식이 들리기도 하지만 눈의 고장 강원도 2월은 겨울이 한창이다. 눈이 덮힌 목장길을 따라 걷다 보면 겨울을 제대로 느낄수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2010년 1월. 어떻게 살았고,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가. 또 무언가를 이루기나 한 것이 있는지.’

생각할수록 답답하다. 경인년 새해가 어쩌고, 황금호랑이해가 어떠니, 새해 기분에 휩쓸려 들뜬채 보낸지도 한달이 훌쩍 지났다. 일에 치이고, 생활에 쫓기다보니 별로 한 것도 없이 달력의 한 부분이 사라진 것만 같아 허전하다.

또 저마다 세운 새해 계획들은 어떤가. 흡연자의 연례 다짐인 ‘금연’부터 ‘외국어 공부’ ‘몸짱’ ‘재테크’ 등. 1월을 보낸 현재, 그 계획들은 제대로 진행 중인가. 곧 맞을 설이 지나고, 어영부영하다보면 3월인데. 혹시라도 우리에게 남아있는 겨울은 이제 없는 것 아닐까. 슬그머니 지나버린 입춘은 봄을 맞을 준비를 서두르라고 재촉하는 듯하다. 그 사이 어색했던 ‘2010’이라는 숫자도 익숙해졌고, 새해 기분이 사라진 지 오래다.

그렇지만 너무 고민 말자. 뭔가 꼭 이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더 큰 불안을 낳는다. 어린시절 겨울방학을 떠올려보라. 추운 날씨에 옷 젖어가며 놀거나, 하루 종일 아랫목에서 만화책 뒤적였던 기억들. 이룬 건 없었지만, 신나고 행복한 기억들이다.

우리의 겨울은 아직 남았다. 새해 계획은 남은 11개월 동안 천천히 해나가면 된다. 중요한 건 이 겨울이 다 가기 전에 남은 겨울을 즐기는 일이다.

이번 주말은 겨울로의 여행을 추천한다. 추천여행지는 강원도 대관령이다. 겨울철 강추위 예보 때마다 빠지지 않는 대관령에는 아직 매서운 바람과 하얀 눈이 남아있다. 그렇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대관령의 겨울은 혹독하다기보다 청량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입춘이 지났지만 고스란히 겨울을 담고 있는 대관령. 말 그대로 ‘춘래불사춘’(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이다.

허광무기자 ajtwl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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