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막이 오른 제15회 SK배 경상일보 울산아마바둑대회는 대회의 위상을 반영하듯 예선전부터 열기가 후끈.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린 성인부 예선전에서는 한 점 한 점 진지하게 착점하면서도 타는 속을 어쩌지 못해 연신 담배를 피워대는 바람에 대국장소인 한국기원 울산본부는 안개가 낀듯 연기로 자욱.

○"성인부에 홍일점으로 출전한 강승리씨(여·울산시 북구 농소3동·승리바둑교실 원장)는 아마 5단의 만만찮은 실력이었지만 아쉽게도 첫 대국에서 4집반 차이로 패배.

 예선에서 강씨와 맞붙은 김효석씨는 "얕보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혼났습니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표현하기도.

 강씨는 지난해 여성부에 출전해 울산최강자로 자리를 굳혔으나 이번 대회 성인부에 도전장을 냈다가 덜미.

○"지난 2000년 이 대회 우승자인 양시욱씨가 예선 첫 대국에서 탈락하는 최대 이변을 연출해 관전자들을 의아해하게 했는데.

 예선 첫 대결이 끝난 29일 오후 3시께는 대국자들이 복기를 하며 패인에 대해 진지한 분석을 하는 등 경상일보 아마바둑대회가 지역 애기가들의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실감.

○"중등부에 출전한 하동균군(신정중)은 지난해 8강에서 탈락한 수모를 갚겠다며 29일부터 성인부 예선전을 관전하며 전력을 가다듬었는데.

 성인부 관전이 보탬이 됐는지 하군은 30일 오전 종하체육관에서 열린 예선전에서 4년째 패배의 아픔을 안겨준 김성윤군을 물리치고 결승전까지 진출했으나 우승 문턱에서 좌절.

○"30일 예선과 본선이 이어서 열린 종하체육관에는 박맹우 울산시장과 김철욱 시의회의장 등 내빈들이 참석해 출전 선수들을 격려.

 특히 울산 출신 양재호 9단이 참가자들과 학부모들에게 인사를 나누자 체육관을 가득 메운 바둑 꿈나무들이 선망어린 시선을 보내기도.

 양 9단은 특히 성인부 격려차 한국기원 울산본부를 찾은 최병국 국회의원과 최만규 울산시교육감 특별대국을 갖기도 했으며, 오후 4시부터 부문별 우승자와 기념촬영과 함께 즉석 사인회를 갖기도.

○"여성부에 출전한 주부 양미경씨와 이영주씨가 갓난아기를 엎고 대국에 임해 참석자들로부터 열렬한 응원을 받았는데.

 대국이 진행되는 동안 엄마의 바둑삼매경에 함께 취해 잠들었던 아기가 대국도중 깨어나 보채자 "엄마선수"들이 번갈아가며 일어서서 대국에 임하는 진풍경을 연출.

 방청객들의 일방적인 응원에도 불구하고 이들 주부 기사 2명 모두 아깝게 예선에서 탈락해 내년 대회를 기약.

○"이번 바둑대회에 세 모자가 나란히 출전해 화제.

 여성부에 출전한 김희순씨와 초등1~2년부 김진소군, 초등 3~4년부 김진유군 등 세 모자가 나란히 본선에 진출하며 끈끈한 가족애를 과시.

 먼저 끝난 진소군은 엄마와 형을 차례로 찾아다시며 응원하는 모습에 참가 선수들과 가족들이 감동을 받기도.

○"지난해 여성부 우승자 김민선씨가 어머니 김수복씨, 아버지 김동길씨와 함께 동반 출전해 예선이 끝나자마자 서로 결과에 대해 이야기 하며 웃음꽃이 만발.

 올해 56세인 김수복씨는 여성부에 출전한 선수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아 관심을 모았으나 3집반 차이로 아쉽게 져 딸의 본선진출에 만족.

 김씨는 "딸 아이와 함께 바둑을 두며 오둔도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즐거운 낙"이라고 말했다. 김동길씨는 성인부에서 3위를 기록.

○"성인부는 29일 8강을 가려낸 뒤 30일 오전 10시부터 속개.

 8강 진출자 가운데 최연소인 김상한씨(28)는 김동길씨와의 대국에서 박빙의 접전을 펼친 뒤 개가도중에 김동길씨가 주먹속에 감춰뒀던 사석을 한웅큼 내놓자 아쉬움을 토로.

○"지난해 우승자 박수현씨를 비롯해 쟁쟁한 실력을 갖고 있는 강성일, 김상한, 김동길, 이춘헌, 손영호, 김성기, 박석노씨 등이 8강에 진출해 관전자들로부터 "실력은 녹슬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손영호씨는 상대 선수의 기원으로 4강에 맨먼저 올라갔으나 준결승에서 좌절.

○"이날 초등부에서는 울산시 남구 무거초등학교 학생들이 1~2년부, 3~4년부, 5~6년부 전 부문을 휩쓸어 초등학교 바둑의 최강자로 급부상했다. 최석복기자 csb736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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