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올 시즌 프로축구에 처음 도입된 자유계약선수(FA)자격을 획득한 선수들의 재계약이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말까지 원소속구단과 우선교섭할 수 있었으나 5명만이 재계약한 것으로나타났고 나머지 21명은 계약에 실패, 1월말까지는 다른 구단과 협상을 벌여 선수생명을 이어갈 지, 아니면 축구화를 벗어야할 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처럼 FA선수들이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것은 ▲선수들 대부분이 노장이어서 활용도가 별로 높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고액의 이적료때문에 다른 구단에서 쉽게데려가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 등이 어우러진 결과다.

 올해 FA자격을 얻은 선수들중 프로입문이 가장 늦었던 선수는 정재권(포항), 정정수(울산), 윤정춘(부천) 등으로 94년에 프로에 발을 디뎌놓았다.

 다른 선수들은 그 이전에 프로생활을 시작한 선수들로 「시즌 전체 경기의 50%이상을 뛴 시즌이 5시즌이상 돼야 FA자격을 얻는다」는 규정때문이다.

 이러다보니 대부분 서른을 넘긴 노장들이어서 조만간 은퇴를 고려할 단계에 접어들기 때문에 소속 구단으로서는 이들을 붙잡아야 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있다.

 또 다른 구단이 FA선수를 데려갈 경우 지난해 연봉의 200%를 원소속구단에 지불하도록 한 이적료 규정도 미적지근한 협상의 원인이 되고 있다.

 FA선수들이 고참이다보니 연봉 또한 높은 것은 당연해 적어도 몇 억원의 이적료를 지불해야 다른 구단에서 데려갈 수 있어 원소속구단들이 안심하고 있는 데다 설사 타구단에서 데려갈 경우에도 짭짤한 수준의 이적료를 받을 수 있다는 계산도 작용하고 있다.

 현재 재계약한 선수들이 대부분 고졸 출신으로 비교적 젊다는 사실과 타구단으로의 이적이 유력한 선수들의 지난해 연봉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은 이같은 분석을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

 한편 원소속구단은 물론이고 타구단으로부터도 이렇다 할 제안을 받지 못하고있는 선수들에게는 FA자격이 오히려 은퇴압력으로 다가오고 있는 실정이어서 선수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가 아직까지는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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