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사회적기업을 찾아서] - 3. (사)울산중구문화원 태화루 예술단

10년 이상의 경력자 16명 뭉쳐
연습장 변변찮아도 열정 가득
오는 7월14일 첫 창작공연 기대
▲ 사회적기업 태화루 문화예술단이 지난 19일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정부석유비축기지 준공식에서 북의 대합주 공연을 펼치고 있다. 임규동기자 photolim@ksilbo.co.kr
지난 19일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에서 정부가 30년간 추진해온 석유비축사업을 마무리하는 울산석유화학비축기지 준공식이 열렸다.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하기도 한 이날 행사의 식후행사 때 천지를 깨우기라도 하는 듯 우렁찬 북소리와 함께 가(歌)와 무(舞), 악(樂)이 어우러진 북의 대합주가 펼쳐졌다. 석유화학비축기지의 준공을 축하하고 울산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동북아 오일허브의 출발을 알리는 듯한 무대였다.

이 공연의 주인공은 지난해 4월 지역의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설립된 울산중구문화원 우리문화체험지원단 ‘태화루 예술단’이다. 태화루 예술단은 장기실업 상태에 놓여있는 취업 취약계층이지만 전통문화의 맥을 이어 가기 위해 한눈 팔지 않고 혼을 불사르고 있는 지역 문화 예술인 16명으로 구성돼 있다. 타악 8명, 무용 4명, 판소리 1명, 문화유산해설사 1명, 관리자 2명 등이다. 정원은 14명이지만 전통문화의 보급을 위한 양질의 공연의 취업 취약계층인 문화예술분야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적에 충실하기 위해 자체 수익금으로 2명을 더 채용하고 있다.

중구문화원 소속으로 변변한 연습장 하나 없지만 태화루 예술단은 지역내 다양한 행사에 초청받아 솜씨를 뽐내왔다. 태화강 일원에서 펼쳐진 올해 정월대보름 한마음 큰잔치와 지난해 태화강 문화거리 축제, 칠석맞이 어울마당 등은 물론 울산경영정보통신고등학교에서의 고3문화여행, 교육복지 투자사업인 우리문화 들살이캠프 등 다양한 공연과 강습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관련 분야 경력이 10년 이상된 30대가 대부분인 단원들 중에는 울산시립무용단 차석 출신도 있는 등 실력에서는 시립공연단 등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는게 이들의 자부심이다.

특히 울산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드물게 가, 무, 악이 함께 어우러진 공연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높다고 설명한다.

이들 단원들은 오는 7월14일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창단 이후 처음으로 창작공연인 울산이야기 첫번째 ‘계변천신’을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무대에 올리기 때문이다. 태화루 예술단은 이번 공연에 창단의 의미를 부여하고 울산의 설화인 계변천신을 소재로 함으로써 울산을 기반으로 하는 예술창작의 무대에 본격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태화루 예술단의 첫번째 목표는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은 뒤 빠른 시일내 자생력을 갖춘다는 것. 하지만 궁극적 목표는 이보다 훨씬 크다. 서울의 사회적기업으로 국내외 초청공연은 물론 해외에서 벤치마킹할 정도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세상을 두드리는 소리, 노리단’을 벤치마킹 모델로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어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상품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신형욱기자

“일자리 창출·전통문화 계승 위한 지원을”
김성연 태화루 예술단장
“(예비)사회적기업의 개념이나 내용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인식이나 인지도가 떨어지고 지원 등에 까다

▲ 김성연 태화루 예술단장
로운 측면이 많은 등 앞으로의 진로와 미래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길이나 방법이 명확치 않고 명확히 할 수 없다는 점이 애로사항입니다. 전통문화예술의 발전 계승과 이 분야 일자리 창출이란 원래의 목적 달성을 위한 좀더 내실있는 행정절차적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

태화루 예술단 김성연 단장은 “태화루 예술단이 설립된 이후 많은 인원은 아닐지라도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안정적인 수입 구조 아래 문화예술 창작 노력을 이어가면서 아울러 지역 전통문화예술을 시민들에게 알려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단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태화루 예술단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도 나름 의미가 있겠지만 기업체 등이 사회공헌활동 차원에서 표 구매 등 간접적인 지원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접근해 줬으면 고맙겠다”며 “이 경우 지역 전통문화예술의 발전에 기업체들이 기여함은 물론 태화루 예술단으로서도 더 많은 문화예술분야 취약계층 일자리창출과 더 나은 공연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질 수 있어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단장은 “사회적기업이라고 해서 공연의 질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있겠지만 오는 7월14일 공연을 보게 되면 이같은 우려는 가실 것”이라며 “지역을 뛰어넘어 세계로 무대를 넓혀가는 태화루 예술단은 곧 지역 전통문화의 세계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인 만큼 지역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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