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안방지키기 비상] - 1. 내수시장 점유율 나홀로 하락
점유율 42.4%…40% 위협....기아차 9214대차 간격 좁혀...르노삼성도 ‘견제자’ 부각

지난달 현대차는 국내 자동차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전년대비 내수판매가 감소했다. 현대차에는 비상이 걸렸다. 주력 차종인 쏘나타의 가격을 내리고, 신형 아반떼의 사전계약 일정을 앞당겼다. 올 연말께나 출시예정인 신형 그랜저와 베르나의 출시일정을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국내 1위 자리도 위험하다는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내수점유율 40%대도 흔들

현대차 내수판매는 3개월 연속 하락했다. 현대차는 브랜드 인지도와 품질력을 바탕으로 내수시장에서 1위를 독주했으나 최근 주춤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5월 국내에서 4만9228대를 판매, 지난해 5월 대비 22.7% 하락했다. 올해 4월에 비해서도 11% 하락했다. 지난해 5월 대비 내수판매가 감소한 업체는 현대차가 유일하다. 이에 따라 올해 4월 44.9%까지 떨어졌던 현대차의 내수점유율은 5월 42.4%로 또 떨어졌다.

특히 현대차 준중형차 점유율이 69.4%에서 43.6%까지 급감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YF쏘나타와 투싼ix의 경우 신차효과로 판매가 어느정도 유지되고 있으나 최근 계약이 감소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내수점유율 40%대 유지도 위험한 상황이다.

내수시장에서 계속 밀리자 현대차는 대대적인 판촉전에 나섰다. 모든 차종에 대해 현금할인이나 저금리 혜택을 실시하고 있으며, 부분 개조 모델과 신차 출시 일정을 앞당기는 등 극약 처방을 내놓고 있다.

◇쾌속질주 기아차의 위협

올해 내수시장에서 가장 약진하고 있는 업체는 단연 기아차다. 기아차는 지난 5월 국내 시장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현대차의 입지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기아차의 5월 내수판매는 총 4만14대로 처음으로 4만대를 돌파했다. 현대차와의 격차도 9214대로 좁혀졌다. 지난해 현대차와 격차가 평균 2만4000대 이상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주목할 만한 성과이다.5월 기아차의 내수 시장점유율은 34.6%로 지난 2008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현대차와 격차는 불과 8% 미만이다.

기아차의 현 상황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은 최근 출시한 K5이다. 지난 4월 계약을 시작한 K5의 계약대수는 두달 만에 2만대를 돌파했다. 이 추세라면 기아차는 이달중 내수시장 1위에 오를 가능성도 충분하다. 스포티지R과 쏘렌토R은 각각 현대차 투싼ix와 싼타페를 제치고 차급별 판매 1위를 차지했다. K5도 현대차의 자존심인 YF쏘나타를 넘어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새로운 강자 르노삼성

SM시리즈를 통해 내수 3위를 달리고 있는 르노삼성은 지난달 판매가 전년대비 16.9% 늘었다. SM3와 SM5는 주문이 1개월 가량이나 밀린 상태이다.

르노삼성은 1시간씩 추가 잔업을 실시하고 있으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르노삼성은 현재 2교대로 운영되고 있는 부산공장을 3교대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까지 논의하고 있다. 르노삼성이 3교대 근무를 도입하면 연간 20만대 수준인 생산능력이 30만대까지 늘어난다.

르노삼성은 또 지난달 28일 쌍용차 인수전 참가를 선언해 주목받고 있다. 르노그룹의 쌍용차 인수가 성사된다면 르노삼성과 쌍용차간에 누릴 시너지 효과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 큰 판도 변화가 점쳐지고 있다. 특히 르노삼성은 현대·기아차의 독점체제로 흘러가고 있는 국내 시장에 강력한 견제자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울산지역 현대차 판매점 관계자는 “경쟁차종의 품질이 좋아지고 신차가 쏟아지면서 판매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며 “주말과 평일 가리지 않고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 가서 판촉을 하지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서대현기자 sdh@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