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의 축제라는 월드컵축구경기가 이제 꼭 100일을 남겨 놓고 있다. 울산시는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와 한국팀의 16강 진출을 기원하며 월드컵 D-100일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를 열고 붐 조성에 나서고 있다. 특히 울산은 공단지역이라는 특수한 여건을 가진 도시로서 환경오염과 안전사고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한 지역이다.

 울산시가 월드컵을 앞두고 환경오염과 안전사고를 예방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아무리 훌륭한 경기장과 좋은 경기를 펼친다 해도 공단에서 뿜어져 나오는 오염물질이 대기를 뒤덮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민감한 시점에 지난 17일 오후 온산공단내 고려아연(주) 온산제련소 무수황산 저장탱크에서 무수황산이 누출돼 순식간에 공단 일대를 뒤덮는 사고가 발생했다. 무수황산은 소방법상 위험물이나 유독물에 해당되지도 않고 다른 유독물에 비해 위해도도 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황산화물이기 때문에 대기오염물질로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이같은 안전사고는 시설이 심하게 노후화 된 울산.온산공단 내에서는 언제든지 발생 할 가능성이 높아 월드컵을 앞두고 철저한 점검으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부터 환경부와 울산시 그리고 검찰은 휘발성유기화합물을 허용기준치 이상 배출하는 공장의 책임자를 구속시키는 등 환경사범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발생한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의 무수황산 누출사고는 월드컵 도시 울산의 대외 이미지에 먹칠을 해 버리고 만 것이다.

 울산에 공단이 들어선지 어언 4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처음 공장이 들어서고 굴뚝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올때만 하더라도 우리는 그저 잘 살게 될 것이라는 희망으로 하늘을 지켜 보았다. 그러나 그런 희망은 세월이 갈수록 공해속에 뭍혀버렸고 지금은 오직 청정환경만이 우리가 바라는 희망이 되고 말았다. 울산에서 열리는 월드컵 경기가 성공 하려면 무엇보다 질서와 친절 그리고 청결이다. 공단도시 울산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도 다름아닌 환경문제다. 역사유적과 문화적 뿌리가 깊은 울산이 세계인들의 눈에 그저 공해가 많은 공단도시로만 기억 된다면 월드컵은 실패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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