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손 가정의 자녀 3명을 10년째 키워온 현대중공업 황상철 기원.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당연히 할 일을 한 것 뿐인데…오히려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할 뿐입니다.”

현대중공업에 근무하는 황상철(56·변압기생산2부 기원)씨에게는 ‘5명’의 자녀가 있다. 2명은 핏줄로 얻었고, 3명은 마음으로 키우는 자식들이다. 하지만 5명 모두 황씨에게는 그저 똑같은 자식일 뿐이다.

황씨가 2명의 자식 외에 3자매를 키우게 된 계기는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부터 막연히 어려운 이웃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그는 고향인 강원도 원주에서 결손가정의 자녀를 후원하던 친구의 모습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

황씨는 “어려웠던 학창시절에 대한 회한 때문인지 이웃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생활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며 “때마침 고향 친구가 후원을 하고 있어 주위의 추천을 받아 현재의 아이들을 만나게 됐다”고 했다.

각각 부모없이 할머니와 살고 있던 가영·나영이 자매(가명)와 다영(가명)이 3명 모두 학교에서 결석이나 지각 한번 한 적 없는 착실한 학생들이었다.

당시 초등학생 이었던 아이들에게 황씨는 월급을 쪼개 쌀이나 옷을 사주며 후원했고, 이어 아이들이 중학교에 진학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돌보기 시작했다. 상여금을 타면 50만원을 떼어 내 생활비로 지원했고, 연말에 성과금이라도 타게 되면 70만~80만원 가량 갖다주는 식이었다. 넉넉치 않은 살림살이에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주말에도 특근을 자청하기도 했다.

이렇게 황씨의 돌봄에 3자매는 어려운 형편속에서도 밝게 자라 어느새 가영이와 다영이는 지난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해 어엿한 직장인이 되었다. 이 가운데 가영이는 벌써 남자 친구까지 생겨 ‘예비 사위’를 데리고 아빠에게 인사를 드리기도 했다. 또 막내 나영이도 현재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어서 내년이 되면 성년이 된다.

황씨는 “아이들이 가정을 꾸리고 생활이 안정될때까지 아빠 역할을 다하고 싶다”며 “정년퇴직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내년에도 2명을 더 추천받아 후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차형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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