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종수 안과의원 원장이 요양원을 방문해 노인들의 눈을 진료하고 있다.
이른바 재능과 역량을 기부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좋은 의도이긴 한데, ‘나의 재능과 역량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막막한 것도 사실이다. 여기 그 좋은 예를 소개한다.

7일 울산시 동구에 위치한 다비다노인요양원. 치매와 뇌졸중 등 노인성 질환을 앓는 노인 5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안과 진료란 말 그대로 ‘언감생심’, 맞이하기 힘든 기회다. 다양한 질병과 불편함을 겪는 노인들에게, 앞이 잘 안 보이고 눈이 아픈 질환은 그리 대수롭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날 오전 노인들이 차례로 안과 진료를 받고 있었다. 동구 전하동에 소재한 강종수&진용헌안과의원(원장 강종수) 의료진들이 요양원을 방문, 진료가 한창이었다.

강종수 원장은 오전에 예약된 수술 3건 중 1건을 미룬 채, 직접 요양원을 찾았다. 강 원장은 노인들의 눈을 천천히 차례로 들여다보며 녹내장과 백내장 등 수많은 질환을 가려냈다. 그는 질환과 치료방법 등을 설명하면서 “꼭 병원을 찾아오세요. 무료로 치료해 드릴테니 부담 없이 오세요”라는 안내를 덧붙였다.

노인들은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눈’ 진료에 생소해하면서도, 강 원장의 손을 잡으며 연신 고마움을 표했다. 강 원장의 역량과 지식이 소중한 기부와 봉사로 승화하는 순간이다.

이날 봉사는 울산사회복지협의회(회장 장광수)의 ‘1004 지역사회봉사단’ 활동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1004 지역사회봉사단은 사회복지 터전에서 활동 중인 봉사동아리를 지역·직능·역량별로 구분해 나눔문화 확산에 앞장서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울산에서는 의료를 비롯해 집수리, 이·미용, 문화·예술 등 78개 전문봉사단이 지난 6월부터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별도 기부금이나 생소한 노력이 아니라, 친숙하고 자신 있는 기술과 재능으로 이웃을 돕는 운동이다.

이날 진료를 마친 강 원장은 “가끔 이웃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눈을 봐드린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 재능과 역량을 나누는 일은 가장 쉬우면서도 전문화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다. 누구나 잘하는 일은 있고, 때문에 누구나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229·6624로 연락하면 된다.

허광무기자 ajtwls@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